정밀화학, 유동성도 충분…유형자산 확보
사업조정하던 케미칼, 재원 확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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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오는 12월 31일 롯데케미칼로부터 여수공장의 헤셀로스 제조 설비를 취득한다. 롯데정밀화학은 그간 위탁해왔던 관련 공장을 직접 운영하게 돼 운영 효율성 제고 및 임가공 수수료 등의 비용을 절감한다.
여수 헤셀로스 공장은 지난해 2월 롯데케미칼 여수 개발부지에 양사가 생산 협력을 시작한 곳이다. 이 공장을 통해 롯데정밀화학은 안정적인 원료 조달로 헤셀로스 사업 확장에 힘을 얻은 바 있다. 다만 그간 롯데케미칼에 위탁 수수료 등을 지급해 왔는데, 공장을 직접 운영하면 관련 비용을 아끼고 유형자산을 확보하게 됐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케미칼과 달리 석유화학 기업과 다른 원료를 활용하는 정밀화학사로, 이번 자율협약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롯데정밀화학은 적자를 한 번도 내지 않고 꾸준히 수백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 왔다. 다만 지난해는 전년보다 67.4% 감소한 50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60.9% 증가한 811억원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업계에서 나온다. 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화학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인 중국산 범용 제품의 범람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금자산도 상반기 연결기준 430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3%로 늘어난 데다가 부채비율도 상반기 기준 15%로 타 화학 기업 대비 낮은 편이다.
롯데케미칼로서는 통폐합을 포함한 사업재편이 시급한 만큼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석유화학 사업재편은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과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 전환을 골자로 한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HD현대케미칼과 충남 대산의 NCC 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략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스페셜티를 위한 투자도 진행해야 해서 넉넉한 재원은 필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수처리 사업을 매각했으며, 이 외에도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등 지난해부터 1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업계의 재편 움직임을 촉구하는 분위기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에는 한국산업은행 등 석유화학 기업 채권단이 자율협의회 운영 협약식을 열고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재편이 기업 및 대주주의 자구 노력과 계획에 대해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금융권의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만큼 이와 관련한 방안을 주고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