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 현금흐름 -1183억원…유동성 압박 ‘가중’
하반기 분양 성패…재무 안정성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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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최근 인천에서 진행한 신규 아파트 분양에서 잇따라 아쉬운 성적을 냈다. 지난달 공급한 1325가구 규모의 '두산위브 센트럴파크 강화'는 371가구 대상 1·2순위 청약에서 단 16가구만 접수됐다. 같은 달 분양한 '두산위브 센트럴 도화'(660가구)도 380가구 모집에 91건 신청에 그쳤다.
총 1299가구 규모의 '두산위브 앤 수자인 부평 더퍼스트'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은 247가구 모집에 814건이 접수돼 모집 물량은 채웠지만, 8개 주택형 중 3개 타입만 조기 마감에 성공했다. 노후 아파트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다소 기대 이하의 성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6월 공급한 광주 '두산위브트레지움 월산'(320가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단지는 67가구 분양분에 대해 54가구만 청약 접수돼 미달을 기록했다. 두산건설이 최근 네 차례 진행한 분양에서 모두 아쉬운 성적을 거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두산건설이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배경이 '분양 완판'에 있었다는 점에서, 올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매출 2조1753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77% 증가했다. 두산건설 측은 데이터 기반의 선별 수주 전략과 양질의 분양 사업이 주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반기 들어 분양 확대에 나섰지만, 연이은 부진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정된 분양 성적이 두산건설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산건설은 연내 △'두산위브더제니스 구미'(1372가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1618가구)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556가구) 등을 분양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단지의 청약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두산건설의 실적은 물론 영업 환경에도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금흐름이 불안정해서다. 두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1455억원으로, 작년 말(2188억원)보다 33.5%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지난해 상반기 4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83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매출채권 잔액도 같은 기간 1524억원에서 435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중 70%는 1년 이상 장기 채권으로 단기 유동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분양 계약 속도가 둔화하면 단기적으로는 현금 유입이 줄고, 장기적으로는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까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우선 기초체력이 탄탄하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36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원가율(89.5%) 관리가 안정적이었고, 영업이익률(6.2%)과 순이익률(4.1%)도 준수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565%에서 올해 상반기 378%로 낮아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대보증 채무 역시 3550억원 규모로 업계 대비 부담이 크지 않다. 이 가운데 72%는 분양률 70% 이상인 사업장이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두산건설의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상향 조정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전반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당사 사업지는 조합 물량 비중이 높아 일반분양 리스크를 최소화한 상태이며, 상반기에도 양호한 분양 성과를 거뒀다"며 "상품성 강화와 특화 설계를 통해 브랜드 신뢰를 높이고 고객 눈높이에 맞춘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정비사업 특성상 계약금과 중도금은 초기에 수금되지만, 준공 시점에는 원가 투입만 발생해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불안정해 보일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들은 정상적으로 입주가 이뤄지고 있으며, 입주시 잔금이 수금되면 재무 지표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