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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쇼핑 부문에서 검색·커머스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AI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브랜드사·소상공인에게 광고와 판매 솔루션을 제공하며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컬리와 협업해 '컬리N마트'를 론칭, 신선식품·장보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오후 11시 이전 주문 건을 컬리 물류망을 활용해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새벽배송 서비스는 이미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온 영역이다. 자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컬리와의 제휴를 통해 물류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차이가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한진 등 주요 택배사와 협력 범위를 넓혀 오늘배송·일요배송 등 특화 서비스를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검색과 커뮤니티 기반의 '콘텐츠형 커머스'를 강화해 충성 이용자를 붙잡고 있다"며 "쿠팡의 빠른 배송에 대응하는 또 다른 무기를 꺼내 든 셈"이라고 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다이소의 가격 이점이 뚜렷하다. 의류·뷰티·식품까지 상품군을 넓히며 생활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소비자의 발길을 더욱 끌어당기는 모습이다. 1000원대 가격 경쟁력에 더해 전국에 퍼진 1300여개 매장으로 접근성이 높다.
여기에 유통업계 전반이 1시간 내 배송(퀵커머스) 경쟁을 강화하며 온라인·오프라인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다. 이마트는 '바로퀵' 서비스를 확대 운영, 온라인 주문 시 근거리 매장에서 1시간 이내 물품 배송을 완료한다. 배송 상품도 올해 연말까지 6000여 종에서 1만 종으로 늘린다. 다이소 또한 '오늘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으로 주문 1~2시간 내 배송해 준다.
편의점 업계도 퀵커머스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배달 플랫폼 제휴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쿠팡이츠 쇼핑에도 입점, 주요 배달 플랫폼과의 연결 고리를 모두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GS25의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도 상반기 네이버와 손잡고 '지금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같은 경쟁은 수요 확대와 맞물려 시장 전반을 키우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4조4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5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성장해 온 쿠팡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쿠팡은 OTT '쿠팡플레이' 등 비쇼핑 부문 강화에 나섰고, 쿠팡이츠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하던 쇼핑 카테고리를 지난 8월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업계의 시선은 쿠팡이 이 같은 시장 변화 속에서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