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감독·가수 550여명 참여 '한 목소리'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매카시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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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뉴스 전문 케이블 채널 CNN과 연예 산업 전문지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제인 폰다는 최근 '수정헌법 제1조 위원회'(Committee for the First Amendment)란 이름의 단체 출범을 선언하고 관련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 성명에서 "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라며 "매카시 시대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초월한 미국인들이 마침내 단결해 억압 세력에 맞서 헌법의 원칙을 수호했을 때 끝났다. 그 세력이 돌아왔고, 이제 우리가 함께 맞설 차례"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로운 발언과 표현은 모든 정치적 배경과 정치적 신념을 가진 미국인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다. 당신이 얼마나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상관없이 권력자를 비판하고 항의하고, 심지어 조롱할 수 있는 능력은 미국이 항상 지향해 온 것의 토대"라면서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들의 말과 작품으로 인해 침묵당하거나 투옥되던 매카시 시대에 내 아버지 헨리 폰다가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참여했던 바로 그 위원회"라고 덧붙였다.
역시 유명 배우인 고(故) 헨리 폰다는 매카시즘 광풍으로 할리우드가 휘청이던 지난 1947년 험프리 보거트·프랭크 시내트라·주디 갈런드 등 동료들과 함께 '수정헌법 제1조 위원회'를 처음 창립해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고 정부의 탄압에 공개적으로 맞섰다.
1970년대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반대하는 등 사회 운동가로도 명성을 날렸던 제인 폰다가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받아 발족한 이번 위원회에는 550여명의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글렌 클로스·줄리언 무어·케리 워싱턴·내털리 포트먼·페드로 파스칼·벤 스틸러·숀 펜·비올라 데이비스·위노나 라이더·우피 골드버그 등 인기 배우들과 애런 소킨·JJ 에이브럼스·스파이크 리 등 실력파 감독들, 존 레전드·빌리 아일리시 등 유명 가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연예계 종사자들이 이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배경에는 제2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일례로 최근 미국에서는 유명 방송인 지미 키멀이 자신의 이름을 딴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과 관련해 보수 진영을 비판·조롱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방송 규제 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의 압력에 의해 방송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 사건 이후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들은 "트럼프 정부가 방송 내용을 검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새로운 매카시즘"이라고 비판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