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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K-라면 즐길래요”…돌아온 유커에 편의점 업계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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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인턴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0. 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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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CU 명동역점에서 한 고객이 즉석라면을 즐기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최근에 본 드라마에서 본 한국 라면을 먹어보고 싶어 여행 왔어요."

지난 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상하이 출신 중국인 천옌(22) 씨는 이렇게 말하며 바나나 우유와 까르보불닭면을 계산대에 올렸다. 매장 안은 오후 한때임에도 활기를 띠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본격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도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분주히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매대 진열은 더욱 세심해졌고, 상품 공급은 한층 치밀해졌다.

기자가 방문한 CU 명동역점 앞에는 최근 인기를 얻은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홍보판이 놓여 있었고, 그 옆으로 라면 매대가 길게 이어졌다. 불닭볶음면과 진라면 등 익숙한 제품들이 전면에 배치돼 있었고, 손님들은 진열대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거나 장바구니에 라면을 채워 넣었다.

한 직원은 "최근 외국인 손님이 자주 찾는 만큼 매대 구성을 바꾸고 상품을 충분히 확보해 두고 있다"며 "라면과 음료, 스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고를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역
지난 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CU 명동역점에는 외국인 소비자를 위한 결제 방식을 안내하고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실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이번 주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는 즉각적인 특수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29일 하루 동안 서울 명동의 GS25 편의점에서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외국인 결제수단 매출은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100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9월 29부터 10월 1일까지 3일간 전주 동요일 대비 외국인 결제 수단 매출은 104.6% 증가했다.

특히 빙그레 우유, 오뚜기 진라면, 삼양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의 인기 상품이 주요 외국인 관광객들을 사로잡는 이른바 주요 '효자 상품'으로 꼽혔다.

CU도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9일부터 매출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결제수단을 분석해보니, 전국 매출은 9월 22일 대비 25.4% 증가했다. 특히 명동, 홍대, 성수 등 주요 상권의 매출은 전주 대비 무려 37.7% 뛰었다.

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 역시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9일 무비자 입국 시행일을 기점으로 지난 1일까지 사흘간 명동 상권 점포 매출이 전주 대비 20% 증가했다.

CU 명동역점 매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CU 명동역점에는 외국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매대가 꾸려져 있다./이태경 인턴 기자
주요 편의점 업계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발맞춰 맞춤형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들의 소비심리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GS25는 지난달 17일 넷플릭스 인기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케데헌 세트'를 선보이며 외국인 관광객 공략에 나섰다. △참치마요·전주비빔 반반김밥 △전주비빔·제육 커플 주먹밥 △모둠 분식세트 등 간편식 3종으로 구성된 해당 제품은 출시 첫날에만 5만 개가 판매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세븐일레븐도 외국 관광객 선호 상품을 확대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이 한 줄짜리 김밥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각종 챌린지나 밈으로 인기를 얻음에 따라 '통김밥' 상품을 출시했다.

또 무비자 입국으로 증가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겨냥해 인기 베이커리인 '부창제과'와 협업한 '부창제과 호두정과'를 출시했다. 오는 9일에는 중국인들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이용하는 '연세든든한 23 곡우유'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K-편의점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코스로 자리 잡은 만큼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했다"며 "해외 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향후에도 관련 상품들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이번 무비자 조치는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국내외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최대 15일간 한국 전역을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다.
이태경 인턴 기자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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