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적 미학’ 실험…워싱턴에 개선문 세운다

백악관 “건립 검토 중”…내년 독립 250주년 기념 사업 연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책상 위에 놓은 개선문 모형 /AFP 연합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뜬 기념물이 세워질 전망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워싱턴DC 내 개선문 건설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후보지는 링컨기념관과 알링턴 국립묘지 사이의 회전교차로 '메모리얼 서클(Memorial Circle)'로, 현재는 공터 상태다.

이 계획은 지난해 건축평론가 케이츠비 리가 "워싱턴DC는 주요 서방 수도 중 유일하게 개선문이 없는 도시"라며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 건축 자문을 맡은 저스틴 슈보가 이를 백악관에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논의가 구체화됐다.

최근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 사진에서도 책상 위에 개선문 모형이 놓인 모습이 포착됐다. 워싱턴DC의 건축사무소 해리슨디자인(Harrison Design)은 지난달 해당 설계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당초 백악관은 내년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한시적 설치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엔 영구적 기념물 건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공공 건축물은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양식을 따라야 한다"며 지난해 8월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는 로즈가든을 석조 테라스로 개조하고, 백악관 연회장 신축에도 착수하는 등 '미국적 미학 복원' 프로젝트를 강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