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등 반도체 모멘텀↑
반도체·전력·조선 업종 강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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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1.73% 오른 3610.60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3617.86까지 오르며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상승세는 미국발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강세가 주도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관련 인프라 수요 증가가 자금 유입을 이끈 것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오픈AI의 5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참여한다고 밝힌 것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주요 요인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오픈AI 간 협력은 구체적인 반도체 수요를 수반하는 만큼 관련 업종의 실적 성장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76%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극대화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300조원을 돌파했다. 시총 56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와 합산한 규모는 코스피 전체의 30% 이상에 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반도체주 중심의 수급 쏠림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부담으로 인해 단기적인 가격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도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지표 발표 지연과 정치적 불확실성,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우려로 단기적인 가격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모멘텀이 유효하지만, 실적을 선반영한 주가로 인해 단기 차익 실현 심리가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미 간 관세 협상 난항과 원화 약세 역시 증시에 새로운 악재는 아니지만, 업종별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이 전략적으로 요구하는 반도체, 전력, 조선 등은 보호무역의 영향권 밖에 있는 '무풍 수출주'로 분류되는 만큼 당분간 이들 업종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AI 강세장이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와 조선업은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수출 경쟁력도 높아 코스피 내에서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