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자치구 보건소서, 의료용 검사키트로 6종 마약류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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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13일 해외 체류 중 현지 행사나 모임에서 제공받은 음료나 음식을 통해 예상치 못하게 마약류에 노출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마약류 익명검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마가 합법화된 국가에서는 젤리, 과자, 초콜릿 등 일반 식품처럼 보이는 제품에 대마 성분이 함유돼 있어 무심코 섭취할 위험이 크다. 현지에서는 합법이지만 귀국 후 소변이나 모발 검사에서 성분이 검출되면 국내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마약류에 노출되는 경우다. 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약류 익명검사를 받은 시민 중 34.3%가 '음료를 마신 뒤 정신이 혼미해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음주 후 정신이 혼미해진 경험'도 34.5%에 달했다.
젤리나 사탕을 먹은 후, 타인이 준 담배를 피운 후 이상 증세를 느꼈다는 응답도 있었다. 파티나 클럽 등에서 누군가 음료에 몰래 마약을 섞는 수법도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시는 2023년 전국 최초로 보건소 마약류 익명검사를 도입한 이래 3년간 총 2102명을 검사했으며, 이 중 33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2023년 3명, 2024년 16명, 올해 9월까지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는 거주지와 관계없이 서울시 25개 자치구 보건소 어디서나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필로폰, 대마, 모르핀, 코카인, 암페타민, 엑스터시 등 6종의 마약류를 의료용 검사키트로 확인하며, 결과는 당일 바로 알 수 있다.
특히 검사 결과에 따른 법적 불이익이 전혀 없다. 양성으로 나와도 의료진에게 신고 의무가 없으며, 본인이 원할 경우 은평병원에서 2차 확인 검사를 받은 후 전문 상담과 치료, 재활 프로그램으로 연계받을 수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대학 축제 현장에도 검사 부스를 설치해 20대 청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15개 대학에서 409명이 검사를 받았다. 전체 검사자의 66%가 20~30대이며, 여성이 65.9%로 남성보다 많았다.
강진용 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추석 연휴 기간 해외 방문으로 마약류 노출이 걱정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 마약류 익명검사를 받아주시길 바란다"며 "양성인 경우에도 의료진은 신고 의무가 없으니 안심하고 검사받으시길 바라며, 이후 전문 상담과 치료로 회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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