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소각 의무화 법안에 선제 대응
망막, 노안 등 안과 신약 후보군 강화
R&D 투자 확대로 수익구조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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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각으로 마련된 현금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향후 정치권의 자사주 소각 압박에 대비하거나, R&D(연구개발) 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광동제약은 정체된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안과 계열 치료제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에 공들이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달 30일 금비·삼화왕관·삼양패키징 3개 기업과의 자사주 동맹으로 현금 139억원을 확보했다. 금비·삼화왕관 2개 기업과 자사주를 교환했지만, 삼양패키징에 자사주를 단순 매각하면서 139억원을 마련하게 됐다.
광동제약이 3개 우호 기업과 자사주 동맹을 맺은 배경은 여권을 중심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개정안 핵심은 신규 취득분은 물론 기존 보유 자사주까지 소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자사주 매각 전 광동제약의 자사주 비중은 25.07%에 달했지만,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17.94%로 내려갔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배구조가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자사주 소각과 관련된 재무적 비용 부담이 높아진다. 자사주 매각을 하면 현금이 유입되지만, 소각하면 자본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완충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광동제약의 실적은 올해 들어 급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1161억원에서 963억원으로 급감했고, R&D 투자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R&D 투자비용은 71억원으로, 매출 대비 비중이 1.4%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의 매출대비 R&D 비중이 15%를 웃도는 것과 비교된다.
하지만 이번 자사주 동맹으로 R&D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광동제약은 최근 안과 계열 치료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최근엔 망막색소변성증 치료물질을 미국 기업 오큐젠으로부터 도입했다. 작년에는 노안 치료제 후보물질 '브리모콜'을, 2023년에는 소아 근시 후보물질을 들여오면서 안과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분위기다. 광동제약 매출의 절반은 제주삼다수, 비타500 등 F&B영업에서 발생하는데, 성장성이 높은 안과 치료제에 투자가 늘어날 경우 수익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될 수 있다는 평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노안 치료제·소아근시 신약 후보물질, 안과 희귀질환 치료제 락손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안과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