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사회서 의결… 경영쇄신 집중
주식반환 청구 소송 등 변수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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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BNH는 14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승화 사내이사를 콜마비앤에이치의 신규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안건이 의결되면 윤여원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2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이승화 사내이사는 지난달 26일 콜마BNH의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함께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베인앤컴퍼니에서 7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2014년부터 CJ그룹 내 CJ프레시웨이, CJ CGV, CJ제일제당 등 주요 회사를 거쳤다.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나 네이버 사업제휴 등 굵직한 사안에 관여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알려졌다. CJ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신사업 투자를 담당했던 전문경영인이다.
이번 체제 전환은 콜마그룹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타협안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여동생 윤여원 대표의 경영 능력 부재로 콜마BNH의 실적이 부진하다고 비판해 왔다. 윤상현 부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윤여원 대표 해임과 이상화 사내이사의 신임 대표 선임을 주장했다. 이에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윤여원 대표가 반발하면서 양측은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화해의 신호는 지난달 포착됐다. 콜마BNH 사내이사 선임 임시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윤동현 회장은 이와 관련한 검사인 선임 및 결의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취하했다.
해당 안건은 이사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현재 콜마BNH의 이사회는 총 8명으로 윤동한 회장과 윤여원 대표, 조영주 콜마BNH 경영기획본부장을 제외한 5인은 모두 윤상현 부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윤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주도권을 쥔 셈이다.
콜마BNH는 최근 5년간 실적, 시가총액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별도기준 95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239억원으로 75%나 급감했다. 시가총액도 2020년 8월 기준 2조1242억원에 달했지만 불과 5년여 만에 4309억원이 됐다. 반면 오빠 윤상현 부회장이 이끄는 화장품 ODM 회사인 한국콜마는 별도 기준 매출이 지난 3년간 46% 성장, 영업이익은 77% 성장했다. 의약품 사업의 HK이노엔 역시 매출 6%, 영업이익 68% 성장을 기록했다.
각자 대표 체제가 되면 콜마BNH의 전반적인 쇄신이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문경영인인 이승화 사내이사를 앞세워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전면 리포지셔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콜마홀딩스는 리포지셔닝으로 누적된 경영 실패를 바로잡고,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체제에서 생명과학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R&D 중심 경쟁력 확보에 집중한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리포지셔닝을 통해 생명과학 사업의 핵심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전면적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청구 소송은 취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환청구 대상은 윤 회장이 윤 부회장에게 2019년 증여한 230만주(무상증자 후 460만주)와 2016년 증여한 1만주(무상증자 후 2만주)로, 콜마홀딩스 지분의 13% 상당에 달한다. 이 소송은 이달 23일 첫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29일에는 콜마홀딩스의 임시 주총도 예정돼 있다. 윤동한 회장은 콜마홀딩스에 10명의 이사(사내이사 8명, 사외이사 2명) 선임을 제안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