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관세·대출 규제·충당금 ‘삼중고’… 4대 금융 ‘역성장’ 그림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14010003049

글자크기

닫기

조은국 기자

승인 : 2025. 10. 13. 18:02

3분기 당기순익 4.9조로 1.1% 하락 전망
금융당국 규제에 대출자산 늘리기 제동
글로벌 경기 둔화… 기업금융도 부진
한계기업 크게 늘어 충당금 부담 확대

매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놓던 4대 금융그룹이 3분기엔 역성장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자산을 확대하는데 제동이 걸렸는데,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서 기업금융에서도 재미를 못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크게 늘었고, 기업의 신용등급도 떨어지면서 이들 금융그룹이 쌓아야 하는 충당금이 급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13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이 거둔 것으로 예상된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9164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11%가량 줄어든 규모다.

그룹별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보면 KB금융이 1조5714억원으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2.63%가량 감소한 규모다. KB금융의 영업이익 역시 감소폭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8%가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신한금융이 1조3568억원, 하나금융 1조697억원, 우리금융이 9185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신한금융의 순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4.61%가량 늘어난 규모이지만, 증가폭만 놓고 보면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본업을 기준으로 하는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신한금융 역시 역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7%가량 순익이 줄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4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만 3분기에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그룹이 호실적을 냈던 1분기에는 순익이 크게 감소했었다.

전문가들은 4대 금융그룹이 다소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시장 컨센서스에는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자이익은 증가하겠지만 비이자이익은 금리와 환율 동향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분기와 비교하면 주로 환차익이 환차손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분간 이들 금융그룹의 실적에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강도 높은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가계대출 여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4대 금융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도 하락세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 등 글로벌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기업금융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1420원을 훌쩍 넘어선 환율도 수출입기업을 포함해 국내 기업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이 크게 늘었고, 이에 4대 금융의 충당금 부담도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6월 말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기간이 종료됐는데, 이전보다 신용등급이 많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금융그룹 입장에선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에 더해 기업경기 악화 등으로 대출자산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면서 "한계기업은 늘고, 신용평가 등급이 떨어진 기업도 증가하면서 여신 리스크 확대에 따른 충당금 규모가 증가해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