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정책 지원 등 추가상승 기대
일각선 부정적 "새 주주환원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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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증권주가 잠시 조정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보면서도, 정책 지속성과 실적 개선 등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 충분한 만큼 주가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호재가 고점을 경신할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하며, 새로운 주주환원책만이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증권지수는 1400.79로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90.04%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9.39%)을 두 배가량 웃돌았고, KRX 34개 지수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KRX 증권지수는 연초 상승폭을 키운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반등을 꾀했다. 이재명 정부가 시작된 6월 4일 1172.32로 올라선 이후, 7월 14일 올해 최고치인 1561.74까지 기록했다. 이후 잠시 주춤하다 지난달 1500선을 회복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또 한 번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개별 종목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23일 장중 2만5350원을 터치하며 연초 기준가 대비 215.7% 오른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가며 증권주 랠리를 주도했다. 다만 이날 종가는 2만1400원을 기록, 조정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을 주요 자회사로 보유한 한국금융지주 역시 7월 14일 연초 기준가 대비 143.1% 오른 16만4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이날은 14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7월 11일 24만4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이후, 지난달 23일 28만2500원을 찍으며 신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연초 기준가 대비 상승률은 143.1%에 달한다. 이날 종가는 24만500원이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이날 각각 7만1700원, 1만92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7월 15일 기록했던 52주 신고가 대비로는 각각 11.4%, 18.2% 떨어진 수준이지만, 연초 기준가 보다는 64.8%, 37.8% 높다.
시장에서는 증권주가 잠시 조정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보면서도,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충분한 만큼 향후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 정부의 '코스피 5000' 정책 수혜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실적 성장 역시 예상된 데 따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증권업체 5곳(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의 올 3분기까지의 누적 지배주주지분 기준 추정 당기순이익은 4조533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3조6050억원 대비 25.8% 증가한 수준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확대, 정부의 벤처 활성화 등으로 인한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은 증권주 전반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주주환원 고도화, 신사업 추진 등 내실을 다져가고 있는 만큼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적 개선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끌어올릴 만한 정책 모멘텀도 부족한 만큼, 지난 7월 기록했던 고점 돌파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 상태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증권사의 주가가 7월 기록했던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는 데는 실적 개선 폭이 크지 않고, 밸류에이션 배수를 추가로 끌어올릴 정책 모멘텀도 없기 때문"이라며 "3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 주요 동인은 누가 얼마나 실적을 잘 내는가가 아닌, 누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 개선 방향을 내놓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