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붕괴 아닌 냉각이라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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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스닷컴은 20일(현지시간) 지난 9월 실업률이 전월의 4.3%보다 0.2%포인트(p) 상승하며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경제 전문가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이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은행과 대기업의 직원 감축으로 인해 지난달 공식 실업자는 약 3만3900명 늘어난 데 비해 취업자는 약 1만4900명 증가했다. 같은 시기 구인 광고는 3개월째 감소하며 지난해 초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업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고용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글로벌 구인 사이트 인디드의 아시아태평양 경제학자 칼람 피커링은 호주의 취업자 증가 속도가 노동 연령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9월까지의 고용 증가분(약 11만6000명)이 작년 같은 기간 증가분(약 32만3000명)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음을 지적했다.
지난 14일 공개된 RBA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중앙은행 역시 고용 증가세 둔화를 예상했다.
이사회는 2024년에 노동 집약도가 높은 돌봄 경제와 같은 비시장 부문의 성장으로 실업률 상승이 억제됐으나, 올해는 고용 성장의 대부분이 노동 집약도가 낮은 시장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어 고용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이 RBA가 ‘완전 고용’ 기준으로 봤던 4.5%에 도달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RBA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올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는 현 노동시장이 ‘붕괴’가 아닌 ‘냉각’ 단계에 있으며, 고용 시장 둔화는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면서, 11월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셸 불록 RBA 총재 역시 교육, 의료, 미용 등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상품 부문에서보다 잡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는 전문가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들은 기업 채용 동결, 소비자 신뢰 급락, 건설 부문 약세 등이 겹치는 경제 침체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하고, 11월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12월에는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11월 금리 결정의 운명을 결정지을 핵심 데이터로 이달 26일에 발표되는 9월 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