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정치적 성향 노골화
선전 등 대학가 시끌, 당국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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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의 Z세대들은 서방 선진국 청년들처럼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은 세대들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정부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기본적으로 없다고 해도 괜찮다.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수년 전부터는 무섭게 몰아치기 시작한 애국주의 광풍의 영향 탓에 자국이 미국 버금 가는 글로벌 파워라면서 상당히 자랑스러워하기도 한다.
Z세대들이 많이 모이는 베이징 하이뎬구(海淀)구 중관춘(中關村) 같은 전국 곳곳 대학가 등의 외면적 분위기를 보면 진짜 그렇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수없이 목도되는 젊은이들의 언행에서 자국이 최고라는 자긍심이 한껏 묻어난다. 좋은 조국을 만났다는 생각이 불러오는 자존감이 행동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카페 같은 곳에서 이들의 허심탄회한 말들을 들어보면 얘기는 다소 달라진다. 외견적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할 수 있 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재학생인 천(陳) 모씨가 "우리는 나라를 비교적 잘 만난 덕에 평균적으로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왔다. 이 점에 대해서는 감사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사회에 대한 불만은 많다.내 주위의 많은 학우들과 친구들도 이런 생각을 자주 피력한다"면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의 Z세대들은 맹목적으로 정부와 사회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이유는 꽤 많다. 우선 최근 아시아에서 불기 시작해 거의 전 세계를 휩쓰는 Z세대들의 정부와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 열풍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청년들 역시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좋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경제와 숨막히는 정치 체제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이들의 불만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인 필연일 수밖에 없다. 수년 전부터 전국 대학가에서 불기 시작한 반체제 시위나 대자보 부착 등을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지난 국경절 연휴에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일대의 대학가에서도 당국의 허를 찌르는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오는 글 중에 "이제는 중국도 다당제를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존재하는 사실까지 감안할 경우 중국의 Z세대는 이제 정치 현실에도 불만을 갖고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해야 한다. 최근 공안 당국이 이와 관련한 전국 규모의 대책 회의를 가졌다는 소문이 항간에 파다한 것은 아무래도 괜한 게 아닌 것 같다. 그동안 순한 양으로만 보였던 Z세대의 이반에 중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