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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기금으로 벤츠 구매…200만 팔로워 벨기에 인플루언서 배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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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5. 10. 20. 15:43

온라인 플랫폼으로 4억여원 모금
개인 명의로 받아 벤츠 등 구매
두바이 주택 임대료로 지출 등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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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딜랑 티리가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딜랑 티리 인스타그램 캡처
238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구호 기금을 모금해 이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형사재판에 회부됐다.

현지매체 BFM TV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검찰이 벨기에 출신 인플루언서 딜랑 티리를 신뢰 남용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 검찰은 티리가 SNS에서 만든 자선 활동가 이미지를 남용해 기부금을 모아 사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고 기부금 사용 내역, 관련 계좌 흐름, 광고 협찬 자금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티리는 2020년부터 SNS에 아프리카에서의 구호 활동 장면을 게시해 왔다.

티리는 게시글에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돕고, 건물을 짓고, 음식을 제공한다고 스스로 홍보했다.

이렇게 구축한 구호 활동가 이미지로 2021년 12월엔 아프리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는 구호 단체 '푸르 노 쟝팡(Pour nos enfants)'을 설립했다.

당시 설립을 알리는 게시글에서 티리는 "우리 단체는 변호사와 공증인을 둘 것이며, 100% 합법적으로 운영돼 누구에게도 지적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마다가스카르 등지에서 구호 활동을 한다고 주장하는 해당 단체는 온라인 모금 캠페인으로 26만 유로(약 4억3000만원) 이상을 모금했고 설립된 지 2년도 채 안 된 2022년 11월 기부금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여 해산했다.

BFM TV에 따르면 티리가 실제 마다가스카르에서 사용한 금액은 전체 기부금 26만 유로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6만9000유로(약 1억1000만원)였다.

지출금의 대부분은 식료품 구매, 주택 건설, 우물 설치, 토지 구매 등에 사용된 것으로 기록됐다. 기부금은 모두 개인 명의 계좌로 이체됐으며, 티리는 모금 이후인 2022년 6월 8만 유로(약 1억3000만원) 상당의 벤츠 AMG를 구매했다.

1년 3개월 후엔 2만8000유로(약 5000만원)를 추가로 지출해 AMG 차량을 벤츠 G클래스 중고차량으로 교체했으며,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택 임대료 약 4만8000유로(약 8000만원)를 기부금 계좌로 지불했다.

1994년생인 티리는 벨기에 아흘롱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가족 구성원 1인당 1개의 케밥을 살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 1개를 사서 나눠 먹었다"며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엔 '21Pods'라는 무선 이어폰 브랜드 사업을 운영했으나 일부 소비자는 물건을 아예 받지 못했거나 품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됐다. 가짜 건강보조제 허위광고와 마다가스카르 아동 입양 중개 등의 의혹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파리 검찰은 기부금의 사적 이용뿐만 아니라 두바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티리가 세금을 어떻게 내왔는지, 해외 거주 조건은 합법적인지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추후 신뢰 남용 혐의가 입증돼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최대 징역 5년, 최대 벌금 37만5000유로(약 6억2000만원)에 처해질 수 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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