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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배당 못 하는 보험사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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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5. 10. 20. 18:16

김민혁 증명사진 (3.5x4.5cm)
지난해 2월 도입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다. 보험업권에선 올해에도 밸류업에 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보험업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는 기업이 가진 순자산보다 주가가 낮다는 걸 의미한다. 보험업권에서 밸류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한다.

밸류업 중 핵심은 주주환원 정책이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을 위한 여러 장치 중 하나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은 총량의 한계가 있는 만큼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주주환원책으로는 주주 배당이 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에서는 주주 배당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장 보험사 12곳 중 현금배당을 진행한 회사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4곳뿐이다. 특히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지난해보다 수익성 등 실적이 훨씬 개선됐음에도, 배당 계획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흔히 보험주는 실적이 좋아도 배당하지 않는 종목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매년 수천억원대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실제 배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여력이 미흡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 해약 시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미리 마련해 두는 제도다. 해약환급금이 부채보다 크다면 회사가 수입보험료의 일부를 유보하도록 만들었다. 현행 관련 법률에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주주배당가능이익에서 차감하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을수록 배당할 수 있는 이익, 배당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호실적에 따른 배당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배당여력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당을 하지 않으면 주주에게는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주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고배당주라는 측면에 주목한다. 하지만 보험주는 배당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주가 제고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보험업권에서는 금융당국에 해약환금금준비금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이에 지난 16일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보험사의 '자본의 질' 관리 강화가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상향으로이어질 수 있도록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의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상장 보험사들도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설 수 있다면, 주식시장에서 고배당주로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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