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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우경화·경제 확장으로 정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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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0. 22. 08:39

화면 캡처 2025-10-22 082635
21일 연설하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새 총리 /연합
21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일본 제104대 총리로 선출되며 일본 헌정 사상 최초 여성 총리 시대를 열었다. 다카이치는 '강한 일본'을 국정 기조로 내세우며 집권 자민당과 새롭게 구성된 우익 성향 일본유신회와의 연정을 통해 내각을 출범시켰다.

이번 내각 출범은 26년간 이어진 공명당과의 연정을 마감하고, 우경화와 경제 확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일본 정치판의 대전환을 예고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분야에서 아베노믹스 신봉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확장 재정 정책과 완화적인 금융 정책을 주장해왔다. 지난 총재 선거에서는 적자 국채 발행용인도 명확히 밝혔다.

내각 출범 이후에도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지방교부금 확대, 세액 공제 신설 등 국민 부담 완화와 경기 회복을 위한 실질 대책 마련에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일본의 국가채무 GDP 대비 260% 이상으로 이미 높아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외교안보 측면에선 '강한 일본'을 표방하며 방위력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 도입 검토와 장거리 미사일 탑재 가능 잠수함 개발 등 국방력 증강 계획을 공개하며, 군사력 현대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헌법 제9조 개정 논의에도 적극적이며, 자위대 명기 및 스파이방지법, 외국인 불법 체류자 대책 등 우익 성향의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주변국과 특히 한일관계 등에 긴장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화면 캡처 2025-10-22 082717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 /연합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다소 상반된 면모를 보인다. 다카이치는 한국을 중요한 이웃으로 인식하며, 경제·문화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편, 독도 영유권 문제 등 역사안보 현안에서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화장품을 애용하고,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밝히는 등 친근함을 표하는 모습도 있으나, 그의 근본적인 우경화 노선이 실질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각 구성 역시 이념적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중도보수 공명당은 연정에서 이탈하고 우익성향 일본유신회가 새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로 인해 다카이치 내각은 정책 추진에서 우경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른 일본 내 정치적 긴장도 불가피하다. 국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노동시장 개혁, 에너지 전환 등 복합적 사회 문제 해결도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종합하면 다카이치 내각 출범은 일본의 경제 재정 정책 확장과 군사력 강화, 그리고 보수 우경화 심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일본 정치지형 재편과 맞물려 집권당과 연정 파트너의 이념 대립은 내각 운영의 복잡성을 더한다. 특히, 한일 관계는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 우익 노선에 따른 외교적 긴장 가능성을 안고 있어 향후 동북아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본받아 강력한 여성 리더십으로 일본 내구체제를 혁신하려는 의지가 크지만, 현실적 정치 환경과 국제관계에서의 난제들은 그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일본 내외적 도전에 대한 총리와 내각의 대응 능력이 앞으로 일본과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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