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수입 단계적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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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직접 회담을 갖게 되면, 그 자리에서 협정이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전체 원유 수입의 약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원유의 도입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대신 미국은 인도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행 50%에서 약 15~16%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협정의 큰 틀은 이미 마련돼 있으며, 현재는 양국 정부의 정치적 결단만 남아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산 비(非)유전자변형(GMO) 옥수수와 대두의 시장 개방 문제는 인도 내 농민과 낙농업계의 반발이 여전해, 막판 조율이 필요한 상태다.
모디 총리는 지난 2월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연내 협정 타결"을 목표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8월 말,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자 미국이 제재의 일환으로 25%의 상호관세에 같은 비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총 50%로 인상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일 경우, 미국이 부족분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양국은 2월 정상회담에서 2030년까지 양자 무역 규모를 50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인도의 대미 에너지 구매액을 연간 250억 달러로 두 배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서방 국가들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 원유 수입을 중단한 가운데, 인도는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부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9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160만 배럴로, 전체 수입의 34%를 차지하며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인도 최대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를 맞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관세나 무역협상 관련 대화가 오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