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진관사 수륙재 회향식...독립유공자 1만 여명 명복 빌었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25010009762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0. 25. 15:59

국행수륙재 전통 살려 독립유공자 명복 빌어
성파스님 "민족문화 계승발전이 호국불교"
clip20251025140509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25일 열린 국행수륙재(國行水陸齋) 모습. 진관사는 지난달 7일부터 '광복 80년, 온 세상을 비추는 감사의 기도'를 주제로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려 왔다./사진=황의중 기자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25일 물과 육지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는 국행수륙재(國行水陸齋)가 열렸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가적 수륙재답게 독립유공자들의 위패를 모셔서 순국선열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가 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와 사단법인 진관사수륙재보존회는 이날 사찰 경내에서 '수륙재 개건 627주년 기념 2025 진관사 국행수륙재' 회향식을 봉행했다.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조선의 태조인 이성계가 조상의 명복을 빌기 위해 삼각산 진관사 경내에 총 59칸의 수륙사를 건립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수륙재는 지난달 7일부터 '광복 80년, 온 세상을 비추는 감사의 기도'를 주제로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려 왔다. 칠재 때하는 회향식은 49일에 걸친 의식을 마무리하는 자리로 낮재(25일)와 밤재(26일)로 나누어 이틀 간 지낸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독립유공자로 포상한 1만8569여명 중 생존자 5명을 제외한 1만8564명과 기록이 남지 않은 미발굴 독립유공자의 위패, 진관사 사가독서당에서 연구하며 한글 창제에 기여한 성삼문·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 6명의 위패를 봉안했다.

또한 독립운동가이며 진관사에 머물기도 했던 백초월스님의 증손 백외식 씨가 스님의 위패를 직접 봉안했으며, 백범 김구선생의 장손자인 광복회 김진 부회장이 감사의 표시로 특별한 선물을 진관사 주지 법해스님에게 전했다. 독립기념관에 보관된 백범 김구선생과 윤봉길 의사의 회중시계를 본뜬 모형을 선물한 것.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진관사에서 발견된 일장기를 덧칠해 만든 태극기를 거론하고서 "이 태극기에 담긴 호국과 자주의 뜻을 기리고,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신 독립유공자와 순국선열들의 넋 앞에 다시금 머리 숙여 예경(禮敬)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행수륙재는 그 역사성과 장엄한 의례를 바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수륙재가 단지 한국 불교의 의례를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비와 평등, 화합과 상생을 구현하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임을 증명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진관사 주지 법해스님은 인사말에서 "순국선열의 애국심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우리가 있다"며 "오늘 우리가 이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은 내일을 여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향 법문은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스님이 법석에 올라 '당하(當下): 바로 지금 여기'를 주제로 가르침을 전했다. 성파스님은 "이 법회는 진관사에서 행하고 있지만 세계 인류를 위한 특별한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인류가 제일 갈망하는 평화와 자유, 행복을 위한 것"이라며 "이 시대의 호국불교는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입재날인 9월 7일 혜국스님(석종사 조실)부터 지형스님(청암사승가대학장), 종범스님(전 중앙승가대학 총장), 영진스님(백담사 기본선원 조실), 계호스님(진관사 회주), 용학스님(범어사 화엄경연구원장), 성우스님(전 조계종 전계대화상)이 매주 일요일 법상에 올라 법문했다.

이날 낮재에 이어지는 26일 밤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회상을 증명하는 수륙연기와 사자를 청해 공양 올리는 사자단, 다섯 방위를 관장하는 황제들을 청해 공양 올리는 오로단, 상단·중단·하단소청, 상단·중단권동, 하단시식, 봉송회향의 순서로 진행된다.

한편, 이날 수륙재에는 종정 성파스님과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 등 조계종 주요 스님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박주민·김우영 국회의원, 강윤진 보훈부 차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진 광복회 부회장, 주한 멕시코·이탈리아·온두라스대사, 김미경 은평구청장, 임돈희 진관사수륙재 유네스코등재추진위원장 등 1000여 명이 함께했다.

clip20251025152616
진관사 국행수륙재 회향식 법문 중인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1025195718
진관사 국행수륙재 시련의식 중인 주지 법해스님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가운데)./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1025155619
2025 진관사 국행수륙재 모습./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51025155535
2025 진관사 국행수륙재에서 행해진 국군 56사단 군악대의 공연./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