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과 네이쥔 현상이 증명
전 IMF 경제학자 케네스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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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아예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해도 좋다. 9월에 전년 대비 8.3% 급증한 32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6.0%와 8월 증가율 4.4%를 크게 상회했다. 분위기로 볼 때 앞으로도 지속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외에 2조5000억 달러를 향해 달려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외환보유고, 상상을 초월하는 R&D 투자 증가율까지 더할 경우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갈 경우 얘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상당히 심각한 국면이라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대표적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이 일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꼽아야 한다. 현재 문제로 떠오르는 유럽의 인플레이션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에 가격 인하를 위한 출혈 경쟁을 의미하는 네이쥐안(內卷) 현상이 만연하는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당국에서 칼을 뽑아든 채 가격 인하 행위를 혹독하게 처벌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베이징의 자영업자인 리룽취안(李隆泉) 씨가 "가격 인하를 하지 않으면 버틸 재간이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을 후려칠 수밖에 없다. 솔직히 우리 사업자들도 괴롭다"면서 안타까움을 피력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다.
코로나19 국면 때부터 서서히 시작된 이른바 돈맥경화, 즉 첸황(錢荒·돈 가뭄) 역시 거론해야 한다. 전국 모든 곳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올해에만 전국에서 유명 체인점을 비롯한 160만 개의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잘 알 수 있다. 올해 가볍게 300만 개가 넘을 것이 확실하다.
이외에도 Z세대 청년들의 만성적 취업난, 유행이 돼버린 거의 대부분 업계의 임금 삭감 분위기 등까지 더할 경우 중국 경제는 전형적인 중진국 함정에 빠진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상황이 호전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성장률이 이전처럼 5% 전후를 기록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울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세계적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가 중국의 향후 성장률이 2∼3%에 불과할 것이라고 최근 단언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중진국 함정의 덫에 덜미를 잡힌 채 헤매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