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이지리아 정부, 기독교인 살해 방치하면 미국이 ‘총 들고’ 진입”

"전쟁부에 모든 조치 지시…신속·잔혹·통쾌하게 공격"
나이지리아 "종교 자유 보호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저택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을 박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군사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계속 기독교인 살해를 방치하면 미국은 즉시 모든 원조와 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이제 수치스러운 국가가 된 그곳에 '총을 들고 불을 뿜으며' 진입해 끔찍한 잔혹행위를 저지르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할 수도 있다"고 남겼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전쟁부(국방부)에 가능한 모든 조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한다"며 "만약 우리가 공격하면 테러리스트들이 우리의 소중한 기독교인을 공격하는 것처럼 신속하고 잔혹하고 통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정부는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캡처 이미지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공유하며 "그렇다. 나이지리아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살해하는 일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동조했다.

아울러 "전쟁부는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나이지리아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를 향해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노골적인 종교 자유 침해에 가담하거나 해당 행위를 용인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를 종교적으로 편협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우리의 국가적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며 모든 나이지리아인의 종교와 신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일관되고 진지한 노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이지리아가 미국 정부와 국제 사회와 협력해 모든 신앙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이해와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요 오나누가 나이지리아 대통령실 공보비서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수천명의 기독교인 학살을 규탄한다"고 한 소셜미디어 글에 "나이지리아 상황에 대한 심각한 과장"이라고며 "기독교인, 무슬림, 교회, 모스크가 무작위로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특별우려국 지정이 아니라 일부 주(州)에서 폭력적인 극단주의 세력과 싸우기 위한 군사적 지원"이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인 농민 사이에서 토지와 자원을 둘러싼 갈등, 종교적 대립 등으로 유혈 충돌이 이어져 왔다.

또 보코하람, 이슬람국(IS) 서아프리카 지부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민간인을 상대로 폭력, 납치, 방화 등을 자행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종교인이 희생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