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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 정기회 개최...서울 WYD 특별법 대응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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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1. 04. 10:43

총 1054억원 규모 2026년 예산안 등 처리
천주교, 템플스테이 참가로 WYD 협조 구해
특별법 반대 목소리 정기회에서 커질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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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235회 중앙종회 임시회 거수 투표 모습.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9월 10일 서울 봉은문화회관에서 열린 235회 임시회에 이어 11월 5일 같은 장소에서 제236회 정기회를 연다./사진=황의중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의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기관인 중앙종회가 5일 서울 봉은사 인근 봉은문화회관에서 제236회 정기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기회에서는 2026년도 예산안과 종헌·종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다양한 종책 질의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천주교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특별법'을 놓고 중앙종회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조계종 중앙종회에 따르면 2026년도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안은 일반회계 325억2600만원, 특별회계 728억9600만원으로 총 1054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이끄는 제37대 집행부의 사업을 원만하게 마무리 짓고 화재로 손상된 총무원 청사를 복구하는 등의 내용으로 예산이 짜여졌다.

지난 9월 235회 임시회에서 이월된 △사찰법 개정 △초심호계위원 증원 △비구니 호계위원 신설 △청소년출가·단기출가에 관한 특별법 개정 등 종헌·종법 개정안도 이번 정기회에서 처리된다. 아울러 소청심사위원장·법규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을 선출하는 인사안을 처리하고 종무보고·종책질의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다루는 논의는 '절집' 밖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종단 내부 사정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종교계가 이번 정기회를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특별법 제정 저지를 두고 중앙종회가 종단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설지 몰라서다.

WYD는 2027년 교황 레오14세와 전 세계 가톨릭 청년 약 100만명이 한국을 찾는 대규모 행사다. 한국천주교는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안전 관리와 숙박, 의료 대책을 위해서는 특별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게 천주교 측의 입장이다. 이에 반해 조계종 중앙종회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특정 종교행사를 위해 국가 행정력과 세금을 투입하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하자는 것은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WYD를 종교 행사를 뛰어넘은 국가차원의 문화 이벤트로 알리려는 한국천주교는 이웃종교와 마찰을 최대한 줄이려는 눈치다. 천주교 측은 부족한 숙박시설을 보충하면서 조계종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고,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 WYD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는 지난달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불교계가 윤허해 준다면 템플스테이를 아름답게 진행하길 기대한다"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이 때문에 조계종 중앙종회가 정기회에서 특별법 제정 저지에 생각보다 큰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YD 특별법 저지가 지속적이고 강력한 목소리가 되기 위해선 종회의원 다수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지역마다 사찰의 입장도 다 다르기에 WYD 특별법 제정 반대가 천주교와 협상에 따라 동력을 잃을 여지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중앙종회의원은 "개인적으로는 행사를 못 하게 막을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적당한 선은 지켜내고 그다음에 얻을 것은 얻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러나 종회의원마다 생각이 다르고 다수가 종교편향 방지가 우선이라고 한다면 특별법 제정 반대의 목소리는 힘을 얻을 것이고 종단 내 여론을 얻지 못하면 종국에는 힘이 빠질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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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D 특별법 저지 등을 다루는 소위인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특위의 위원장 선광스님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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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안건을 보고 고민하는 조계종 중앙중회의원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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