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위 모두 우파 성향…결선서 판세 뒤집힐 가능성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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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은 후보마다 이념에 따라 뚜렷한 색채를 드러냈다며 이념과 사상으로 양극화돼 있는 칠레의 실상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칠레에선 이달 16일 대선 1차 투표가 실시된다. 여기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격돌하는 결선투표가 열린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2강·2중·4약 구도를 보인다. 가브리엘 보리치 현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역임한 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 중도좌파 연합 후보(51·여)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의 강성 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59)가 그 뒤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과거 노동장관 재임 시절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과 연금 개혁을 주도한 하라 후보는 공산당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염두에 둔 듯 급진적 공약은 자제하면서 친밀한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칠레 독립기념일에 산티아고의 한 주점에서 전통 춤을 추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변호사 출신인 카스트 후보는 2017년, 202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현지 일부 언론은 1970년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칠레의 철권 통치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존경한다는 그를 극우로 분류한다.
다만 그는 이번 선거에서 낙태와 동성혼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공약은 치안 불안 해소를 위한 강력한 정책과 불법체류자 증가를 막기 위한 이민 정책에 집중돼 있다. 중도파의 표심을 겨냥한 선거 전략이다.
CNN 스페인어판 등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라 후보는 지지율 30%대로 1위, 카스트 후보는 20%대로 2위를 기록했다.
이들 다음으로는 후보 중 이념적으로 가장 우파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자유주의당의 유튜버 출신 요한네스 카이세르 후보(49), 전임 세바스티안 피녜라 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역임한 전통 우파 독립민주연합의 에벨린 마테이 후보(71·여)가 각각 10%대 중반 지지율로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후보 4명은 기업인 출신 프랑코 파리시를 비롯해 하롤드 마이네-니콜스, 에두아르도 아르테스, 마르코 엔리케 오미나미 등이다. 1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파리시 외에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조사기관에 따라 1~5% 정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간 엘파이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하라 후보가 가장 앞서 있는 건 확실해 보이지만 1위가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0%를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위와 2위가 맞붙는 결선까지 가면 우파 성향의 유권자 결집으로 역전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