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에서 첫날에만 81명 체포…트럼프 행정부, 이민자 단속 전국 단위로 확대

권익단체들 "합법 체류자와 미국 시민이 단속 과정서 불법 구금" 반발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1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무장한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 인력을 투입하며 첫날에만 80명 넘게 체포했다. 올해 들어 각 대도시와 농촌 지역을 가리지 않는 강경 단속 기조가 사실상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레고리 보비노 미 국경수비대 지휘관은 1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샬럿에서 단속 첫날 약 5시간 동안 최소 8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시카고 단속을 주도했던 그는 체포자 중 상당수가 "중대한 범죄 전력과 불법 체류 기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경수비대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언론의 추가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들 기관을 관할하는 국토안보부(DHS) 역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대규모 추방과 강경한 이민법 적용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워왔다. 특히 민주당이 장악한 대도시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도가 높은 농촌 지역에서도 단속을 확대하며 전국적으로 저항과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단속 요원과 현장에서 충돌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합법 체류자와 미국 시민이 단속 과정에서 불법 구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시 스타인 주지사(민주)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폭력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는 추방돼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지금 샬럿에서 벌어지는 방식은 시민 안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스크를 쓴 중무장 요원들이 번호판 없는 차량을 타고 피부색을 기준으로 검문하고 있다"며 "주차장·보도에서 무작위 체포가 이뤄지고, 심지어 교회와 상점까지 진입해 사람들을 데려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