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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 압박 최고조… ‘솔레스’ 테러조직 공식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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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1. 25. 08:49

마두로 "美, 개입 명분 쌓기 위해 악의적 조작 되풀이"
USA-TRUMP/VENEZUELA
미국 해병대 UH-1Y '베놈' 헬기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카리브해에서 항해 중인 미 해군 산안토니오급 상륙수송함 USS 포트 로더데일에서 이륙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기반 범죄 조직인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 카르텔·이하 솔레스)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24일(현지시간) 공식 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만들어낸 허구의 조직"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 국무부는 솔레스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마약 유통망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솔레스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것으로 지목하면서 "솔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것"이라고 예고해 왔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조치가 마두로 정권을 흔들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본다. 마두로 대통령은 카리브해 인근에서 진행되는 미군 증강 배치를 언급하며 "미국이 개입 명분을 쌓기 위해 악의적 조작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미국은 최근 몇 달 동안 베네수엘라 해역과 중남미 태평양 연안에서 마약 조직 연루 의심 선박을 대상으로 공습 등 강경 조치를 이어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번 지정이 "미국에 새로운 대응 옵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솔레스가 이미 테러단체로 지정된 베네수엘라 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와 협력해 미국으로 마약을 들여오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외교장관 이반 길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미국이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오래된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FTO 지정이 군사행동과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많다. 전 재무부 고위 관리는 "내부 회의에서 테러단체 지정이 군사 개입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미 지난 7월 솔레스를 '특별지정국제테러리스트(SDGT)'로 묶어 자산 동결과 미국 내 거래 금지 조치를 취했다. '솔레스'라는 이름은 베네수엘라 장성들이 군복에 다는 해 모양의 계급장에서 유래한다.

범죄 분석기관 인사이트 크라임은 솔레스를 "마두로가 직접 통제하는 범죄조직이라기보다, 군·정치 엘리트가 마약 조직과 결탁해 이득을 나누는 부패 네트워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미 외교협회(CFR) 윌 프리먼 연구원도 "마두로가 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크지만, 마약 흐름을 직접 지휘한다는 증거는 공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FTO 지정은 미국이 부과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테러 제재로, 해당 단체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면 형사 처벌 범위가 크게 넓어진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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