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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 ‘죽음의조’, ‘최상의조’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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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5. 11. 27. 13:46

사상 첫 '포트2' 분류, 조편성 유리
포트1에서 피하고픈 '남미 강호'들
홀란의 '노르웨이', 포트4의 '이탈리아'
상상하기도 싫은 '죽음의 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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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조 편성을 위한 4개의 포트. /FIFA
한국 축구가 월드컵 사상 최초로 '포트2'에 묶이면서 한결 수월한 조 편성 결과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졌다. 반대로 여전히 '죽음의 조' 가능성도 남아 있어 남은 4장을 두고 다투는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

한국은 피파랭킹 22위로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국가 중 20번째로 순위가 높다. 한국 앞에 있는 이탈리아(12위)와 덴마크(21위)가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로 밀리면서 넉넉히 포트2를 수성했다. 당초 피파랭킹 23위까지 포트2로 묶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호주(26위)까지 포트2로 분류되면서 수월하게 상위 두 번째 그룹에 포함됐다.

조 추첨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조 추첨 현장에 참여하고, 베이스 캠프 후보지를 돌아본 뒤 귀국한다.

◇'죽음의 조'는 브라질 or 아르헨·한국·노르웨이·이탈리아

일단 한국에게 가장 유리한 조 편성을 위해선 포트1에서 유럽 국가와 묶이는 게 낫다. 16개국이 출전하는 유럽 국가는 각조에 최소 1팀씩 배정된다. 따라서 포트1에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 국가와 묶인다면 포트3이나 포트4에 있는 유럽 강호들과 또 다시 엮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포트3에서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있는 노르웨이다. 포트4는 이탈리아나 덴마크, 튀르키예, 스웨덴 등 유럽의 전통 강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포트1에서 브라질, 포트2 한국, 포트3 노르웨이, 포트4 이탈리아로 묶이면 상상하기도 싫은 '죽음의 조'가 된다.

아르헨티나, 한국, 노르웨이, 이탈리아도 상당히 빡빡한 조다. 노르웨이 말고도 유럽 지역 예선에서 좋은 폼을 보여준 스코틀랜드가 들어와도 부담스럽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2-4 대패를 안긴 알제리도 포트3 국가다. 이들을 다시 만나면 포트2를 수성한 의미가 많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월드컵 역사상 남미 국가와 아프리카에 고전했던 한국 축구로선 차라리 유럽 2개국과 묶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한국 축구 상성을 고려하면 월드컵에서 유럽과 상당히 잘 싸운 것을 알수 있다. 반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아프리카 국가와도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3패를 당한 최약체 토고에게 거둔 1승이 유일하다.

◇'최상의 조'는 캐나다·한국·남아공·아이티

한국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포트1에서 개최국인 미국·멕시코·캐나다와 만나는 것이다. 차선책은 벨기에, 독일 등 유럽국과 묶이는 게 낫다. 남미와 묶이면 포트별로 포진한 유럽 강호들과의 대결을 피하기 어렵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캐나다, 한국, 파라과이, 아이티로 묶이는 조다. 캐나다, 한국, 남아공, 퀴라소도 좋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본선 무대 전 항상 '1승 제물'로 여겨왔던 팀들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것을 떠올리면 월드컵에서 1승 제물 상대는 없다. 당장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가장 해볼만 한 상대로 여기던 가나에게 2-3 패배를 당한 바 있다.

한국은 털어버려야 할 징크스도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당시에도 2차전 미국과의 대결에서 1-1로 간신히 비겼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했다. 브라질 참사로 기억되는 2014 브라질 대회 당시 알제리에게 당한 2-4 패배도 충격적이었다.

◇사상 첫 원정 8강 목표,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2연승 해야 가능

포트4에 들어갈 유럽 진출국이 포함된 조가 '죽음의 조'가 될 확률이 높다. 이탈리아가 만약 본선 티켓을 딴다면 그 어디에 들어가도 해당 조는 죽음의 조가 된다. 밸런스를 파괴하는 축구 강국이 포트4에 대거 포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참가국들은 조 편성 당일 포트4 추첨 결과에 모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이번 월드컵 목표는 원정 8강이다. 8강에 가려면 토너먼트 시작인 32강부터 16강전까지 2연승을 거둬야 한다. 과거처럼 1번만 이기면 8강에 오르는 것과 다르다. 32강 진출은 12개 조에서 3위 국가 중 상위 성적 8개국이 올라가기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 문턱은 훨씬 낮아졌다. 다만 토너먼트에서 맞붙을 축구 강국을 한 번 더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감도 공존한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기에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지은 적이 없다. 최종전까지 경우의 수를 따지며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봤다. 다만 이번 월드컵에선 3위를 해도 토너먼트 진출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조별 라운드 통과를 확정하고 여유롭게 32강전을 준비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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