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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zip중탐구] 대형로펌, 인재전쟁 확전… 법조 넘어 ‘정책·형사라인’ 영입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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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5. 11. 27. 18:05

관세 격변·국내 규제 '내우외환' 대비
율촌·세종·화우, 장차관급 실무자 영입
산업·통상 자문 강화… 기업 수요 지원
새 정부 과제 대응 노동·보건 등 확대
검찰청 폐지 앞두고 형사·송무 재정비
법원·검찰·경찰 출신 라인 대거 보강
대형 로펌 인재 영입의 전쟁터는 법조계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내년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앞두고 형사사법 지형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올해 로펌들이 가장 먼저 움직인 전선은 따로 있었다. 율촌·세종·화우가 국가 정책을 직접 다뤄온 장차관급 실무자들 영입에 열을 올린 것이다. 트럼프 2기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데다 공정거래·노동 등 국내 규제까지 강화된 데 따른 대응이다. 동시에 검찰·법원·경찰 출신을 대거 영입, 형사 라인도 재정비했다. 대형 로펌들은 올 한 해 내우외환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동시전'(同時戰)을 펼치고 있다.

◇통상·조세·금융, 관세 전쟁 대응해 장차관급 영입 확대

법무법인(유) 율촌은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중심으로 통상 라인을 정비했다. 문 전 장관은 '통상산업전문팀' 고문으로 합류, 산업·통상 자문 체계를 강화한다. 최성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도 고문으로 합류해 재정 정책 변화에 대한 기업 대응을 지원한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서 고위직을 지낸 인물로, 새 정부와 트럼프 2기 통상 기조에 대비한 전략적 영입으로 풀이된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임성빈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핵심 전력으로 영입했다. 임 전 청장은 국세청 조사4국 등에서 고액 조사와 상속·증여세 조사 업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지철호 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부위원장과 대법원 조세총괄 재판연구관·삼성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을 지낸 성열우 변호사도 영입하며 조세·공정거래 라인을 두텁게 구축했다.

법무법인(유) 화우는 박진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김동회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중심으로 통상·금융 규제 대응 라인을 정비했다. 30년 넘게 산업부에 몸담은 박 전 차관은 국제통상 정책을 총괄한 인물이다. 김 전 부원장은 1989년 금융감독원(당시 증권감독원)에 입사해 금융투자 전반의 감독 체계를 이끌었다.

◇노동·보건·국방 새 정부 규제 겨냥 '전선 확대'

새 정부가 노란봉투법, 정년 연장, 보건·의료 규제 개편 등 주요 과제를 동시에 다루면서 로펌의 관련 자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율촌은 윤오준 전 국정원 3차장과 최용선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영입해 정책·정보 대응력을 넓혔다. 윤 전 차장은 기술 유출 대응과 사이버 안보 자문을 맡는다. 최 전 부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방위산업담당·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 등을 지낸 경력을 토대로 정부·여당 정책 흐름을 파악하는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세종은 권덕철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민석 전 고용노동부 차관을 영입해 보건·노동 라인을 강화했다. 권 전 장관은 의료 체계 개편 자문을, 김 전 차관은 정년 연장·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대응에서 역할 할 예정이다.

화우는 임서정 전 고용노동부 차관과 배상윤 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수석부위원장을 영입했다. 두 사람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체제에서 추진될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 리스크 분석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 앞두고 형사·송무 역량도 보강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로 형사사건이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로펌들은 검찰·법원·경찰 출신 영입을 확대하고 있다.

율촌은 조남관 전 대검 차장과 공준혁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형사 라인을 강화했다. 조 전 차장은 중대범죄 수사 전략 자문을, '라임 수사'를 지휘했던 공 전 부장검사는 금융·증권 범죄 대응을 맡는다.

세종은 장영수 전 대구고검 검사장과 최창영 전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중심으로 형사·송무 조직을 재편했다. 장 전 검사장은 특수·반부패 수사를, 최 전 부장판사는 기업 송무·항소심을 담당한다. 조주연 전 중앙지검 반부패부장과 이춘삼 변호사(전 경찰청 정보국·사이버수사팀장)까지 합류해 디지털 범죄 대응도 강화했다.

화우는 이오영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박정대 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중심으로 송무 조직을 확충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건설·부동산, 박 전 부장판사는 행정 소송에 전문성이 있다. 여기에 이규문 전 대전지방경찰청장, 정찬용 전 서울중앙지검 수사정보과 수사관, 고광문 전 서울청 광역수사단 국제1계 경감까지 합류하며 형사 대응 라인도 강화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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