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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대선, 트럼프 지지 후보 잠정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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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01. 16:38

40% 개표 기준 아스푸라 41%…중미 정치지형 다시 출렁
HONDURAS ELECTIONES
나스리 아스푸라 온두라스 국민당 대통령 후보가 30일(현지시간) 테구시갈파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온두라스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보수 후보 나스리 아스푸라가 잠정 개표에서 앞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미 정치 지형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예비 개표 결과(집계율 40%)에 따르면, 수도 테구시갈파 시장을 지낸 아스푸라 후보는 41%를 기록했다. 이어 방송인 출신으로 부통령을 지낸 살바도르 나스랄라 후보가 39%, 집권 자유재건당 후보 릭시 몬카다가 20%로 뒤를 이었다. 온두라스는 결선 없이 1라운드 다득표제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인 사전 개입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투표를 이틀 앞두고 아스푸라를 "민주주의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공개 지지를 밝혔다. 반면 나스랄라에 대해서는 "국경선상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을 써 선거 개입 논란을 불러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랄라 후보는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강세 지역의 표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 공식 승자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몬카다 후보도 개표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지자들에게 "전표가 모두 집계될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라"며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스푸라와 나스랄라 두 후보는 모두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두 사람 모두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부와 외교 관계 단절을 주장했고,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2023년 단행한 중국과의 공식 수교를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카스트로 정부의 중국 수교는 대만이 가진 중남미 소수 외교국을 잃게 만든 결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스랄라나 몬카다와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마약 밀매·무기 범죄로 징역 45년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를 사면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에르난데스는 아스푸라가 속한 국민당 출신이다.

나스랄라 후보는 카스트로 대통령 집권 초기 부통령을 지냈지만 이후 결별해 각자 정치적 노선을 달리해 왔다. 온두라스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과 함께 국회의원·시장 선거도 진행했다.

이번 투표는 최근 중남미에서 보수 성향 후보의 약진이 잇따르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칠레에서는 이달 보수 정치인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가 결선에 올랐고,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10월 친기업 성향의 로드리고 파스 상원의원이 결선에서 승리했다.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교차하는 지역에서 향후 외교 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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