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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마켓’, 통조림이 화폐가 된 세계…이재인·홍경이 만든 생존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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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12. 01. 17:41

이재인·홍경, 폐허 속 '황궁 마켓'을 무대로 한 새로운 재난물
'콘크리트 마켓' 파이팅!
'콘크리트 마켓'/연합뉴스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에 자리 잡은 폐쇄적 시장 '황궁마켓'을 배경으로 생존·거래·권력·균열이 교차하는 영화 '콘크리트 마켓'이 기존 재난물의 규범에서 벗어난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한다.

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는 홍기원 감독과 배우 이재인·홍경·정만식·유수빈이 참석했다.

이번 작품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D.P.' '지옥' 등을 제작해온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폐허의 아파트를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재구성해 재난 서사의 외연을 확장했다.

영화 속 '황궁마켓'은 연료와 생필품 등 층별 업종이 나뉜 구조를 갖추지만, 상인회가 모든 권한을 쥔 절대적 질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비공식 거래는 즉결처분 대상이 되고, 시장을 장악한 박상용(정만식)이 스피커 공지부터 장 마감 사이렌까지 권력을 행사한다. 그의 지시 아래 수금조 김태진(홍경)·박철민(유수빈)은 상인들의 상납 여부를 관리하며 내부 질서를 유지하고 이 체계 바깥에서 숨어든 외부인 최희로(이재인)의 존재가 균열의 출발점으로 자리한다.

홍기원 감독은 이번 작품이 "재난 직후 '생존'이 아니라 '거래'를 중심축으로 삼은 재난물"이라며 "범죄물의 호흡을 결합해 기존 포스트아포칼립스 관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이전과 이후 모두 정체성이 불분명한 10대 세대의 선택을 전면에 놓았다"고 작품의 시선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들은 각 인물의 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정만식은 박상용에 대해 "무너진 세계에서도 '조금 더'를 욕망하는 인간"이라고 말하며 "생존을 위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본능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인은 최희로를 "두려움을 숨기지만 결국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인물"로 규정하며 "전략적인 면모 뒤에 인간적 결이 많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홍경은 김태진을 "극한 환경에서도 취약성이 드러나는 인물"이라고 했고 유수빈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겉과 속의 온도가 다른 양면적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 간의 호흡도 언급됐다. 이재인은 "촬영 당시 실제 18세였기 때문에 그 나이의 감성을 작품에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경은 "후배들에게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했고, 유수빈은 "이재인은 어린 나이에도 중심을 단단히 잡았고, 홍경은 몰입이 깨지지 않는 배우였다"고 전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 홍 감독은 "홍경의 순간적 감정 변화에서 독특한 결을 봤고 그가 아니면 채울 수 없는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유수빈에 대해서는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리허설 때부터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재인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변화 자체가 재난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서스펜스와 재미를 모두 갖춘, 덕질하기 좋은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홍경 역시 "영화만 구현할 수 있는 세계의 재미가 분명하다"고 전했다.

홍기원 감독은 "배우들의 다른 결을 드러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며 "관객이 충분히 만족할 작품이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콘크리트 마켓'은 오는 3일 개봉한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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