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대 청년 연기, 잊고 지냈던 낭만·용기 다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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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준호는 tvN '태풍상사'를 떠나보낸 소감에 대해 "1년 넘게 공들였던 작품이라 보내기가 많이 아쉬웠다"며 "촬영이 끝난 지금도 여운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하루아침에 회사를 떠맡게 된 청년 강태풍(이준호)이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다. 마지막 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0.3%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준호는 "사람인지라 마지막엔 10%를 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넘을 듯 말 듯한 순간들이 계속되다가 끝내 넘어줘서 감사했다"고 돌아봤다.
시대를 온전히 기억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그가 느낀 IMF의 정서는 어린 시절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아버지가 항해사셔서 한 번 나가시면 6개월 간 집을 비우셨고, 어머니도 일을 하셨어요. 윗집·아랫집 아주머니들이 아이들을 함께 돌봐주던 시절이 있었어요. 따뜻한 정과 이웃의 온기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시간들이죠. 지금은 그 낭만을 느끼기 쉽지 않은데, 드라마가 그 시절의 감정과 시대를 연결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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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이준호가 자신의 이름을 건 1인 기획사를 설립한 뒤 처음으로 선보인 드라마이기도 했다. 그는 "태풍이를 연기하며 '사람이 먼저'라는 태도가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지 다시 생각했다"며 "현실에서도 책임감을 좀 더 가까이서 배우고 있는 시기"라고 전했다.
캐릭터 해석과 아이디어 측면에서도 그의 참여는 적극적이었다. "초반부 안전화로 철근을 뚫는 장면이나 신발 밑창에 글귀를 적는 장면 등은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였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이 신뢰를 주셔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후반부 아버지의 단골집에서 홀로 소주를 마시는 장면 역시 원래 울지 않는 신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을까 생각하니 감정이 저절로 차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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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넷플릭스 '캐셔로' 공개를 앞두고 있는 그는 여전히 설렌다고 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순간이 너무 즐거워요. 그 감정 때문에 계속 배우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기회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되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어떤 작품이든, 장르가 무엇이든, 제가 한다는 이유만으로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믿고 보는 배우, 믿고 듣는 가수라는 말을 듣는 게 가장 큰 목표이다"고 말했다.











![이준호_고화질[제공=O3 Collective] (3)](https://img.asiatoday.co.kr/file/2025y/12m/02d/202512020100026990001422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