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본사가 직접 재고와 가격 관리해 딜러사 부담↓"
가격 통일성과 서비스 일관성으로 고객 만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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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2026년부터 RoF 체계를 공식 도입해 전국 11개 딜러사가 각각 관리해 오던 재고·가격 시스템을 본사가 직접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고객은 매장별 할인 폭이나 재고 상황에 따라 구매 조건이 달라지는 대신, 전국 어느 전시장에서도 본사가 책정한 동일 가격으로 차를 구매하게 된다. 딜러 간 '할인 경쟁'이 사실상 사라지는 구조다.
기존에는 딜러사가 직접 차량을 매입해 개별적으로 재고를 운용하고, 판매 조건 역시 매장별로 다르게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동일 차량이라도 지역과 딜러별로 할인 폭에 차이가 벌어지고, 일부 인기 차종은 '가격 줄서기', 비인기 차종은 과도한 출혈 할인으로 시장 왜곡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를 위해 여러 매장을 돌며 조건을 비교하고 흥정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RoF가 도입되면 이러한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차량 재고는 모두 벤츠코리아가 직접 보유·관리하며, 전국 통합 재고 시스템을 통해 고객은 원하는 사양의 차량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선택할 수 있다. 계약·결제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표준 프로세스로 진행되며, 딜러는 가격 협상이 아닌 상담과 브랜드 경험, 사후 서비스 중심 역할로 재편된다.
딜러 측 변화도 크다. 재고 부담과 차량 매입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운영 비용이 줄고, 판매와 정산 절차가 표준화된다. 벤츠코리아가 교육·운영 리소스를 직접 제공해 서비스 품질 격차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딜러는 단기 실적 경쟁을 위한 할인보다는 장기 고객 관리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국내 시장 도입 배경에는 벤츠의 판매 부진도 맞물려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1~11월 누적 판매 6만260대로, BMW(7만541대)에 뒤지며 3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한때 절대 강자였던 벤츠는 주력 세단 노후화, 전동화 전환 속도 저하 등이 겹치며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BMW에 내준 상태다.
업계는 벤츠의 이번 결정이 단순 판매 방식 변경이 아니라 '브랜드 및 유통 체질 개선'에 대한 전략적 전환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벤츠가 더 이상 할인 경쟁으로 물량을 늘리는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가격과 재고 통제를 통해 브랜드 신뢰 회복과 수익 구조 안정, 구매 효율 개선을 동시에 노리는 조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