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데이터 역량 경쟁력 강화 성과
PLCC·New모니모 서비스 확대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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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태 삼성카드 사장이 제시한 '딥 체인지(Deep Change)'의 성과를 앞세워 작년 도약한 업계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플랫폼·데이터 역량 강화를 토대로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부진한 카드 업황 속에서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변화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소비 위축 등 불황의 영향으로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 2위인 신한카드(3804억원)와의 격차는 1169억원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10년 만에 탈환한 업계 1위 카드사 자리를 수성하면서 '굳히기'에 나섰다.
이는 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은 김이태 사장의 전략이 통했음을 보여준다. 그간 삼성카드 CEO 역할을 맡았던 인물들은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김 사장은 행정고시 36회로 기획재정부에서 일했던 관(官) 출신 인사다. 여기에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하면서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자리까지 지낸 '삼성맨'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취임 후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딥 체인지로 대내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플랫폼, 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와 더불어,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위협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1년을 앞둔 가운데 딥 체인지 전략은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지속적인 신용판매 성장세로 알 수 있다. 삼성카드의 개인 신용판매액 점유율은 10월 기준 19.7%다. 지난해 말 18.7%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점유율 1위였던 신한카드는 0.1%포인트 내렸고, 현대카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엔 누적 신용판매액 120조4984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년 동기(110조6785억원) 대비 8.9%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카드는 iD카드 시리즈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한 스타벅스와 제휴를 통해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카드업계 PLCC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의 변화도 시도했다. 올 4월에는 KB국민은행과 제휴를 맺어 모니모에서 은행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10월 기준 월이용자 수는 760만명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금융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달 초엔 모니모를 전면 개편한 'New 모니모'를 출시하기도 했다. 고객별 맞춤기능을 대거 보강해 메뉴를 재구성하면서다. 향후엔 인공지능(AI)과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모니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외사업 측면에선 과제가 남아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경쟁사들이 동남아·중앙아에 현지 법인을 두고 투자를 확대해 해외법인 키우기에 나선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미국 사무소 철수 이후 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본업의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플랫폼·데이터·AI 등 미래 성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