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밑바탕으로 내실 다지기 돌입
계열사 시너지 창출… 가시적 성과 기대
시니어 사업·해외 수익성·건전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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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내정자의 과제로는 시니어사업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베트남법인의 적자 타개, 자본 건전성 개선 등이 꼽힌다. 천 내정자는 신한금융의 그룹재무부문 부사장(CFO)을 역임한 인물이어서 신한라이프의 건전성 개선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게다가 원(One)신한지원팀 본부장 등을 거쳤던 덕분에 계열사 시너지 창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신한금융은 자회사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천 부사장을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는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회장이 그동안 양적 성장을 한 신한라이프에 질적 성장을 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천 내정자는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다. 최근엔 신한금융 경영관리팀과 원신한지원팀 본부장을 맡기도 해 그룹을 가장 잘 아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옥동 회장은 "조직관리와 인재 육성의 책임자로서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절대적 이익이 아닌 성과의 질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경위원도 "이영종 사장이 외형적으로 양호한 성과와 성장세를 이끌어왔다"면서도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천 부사장의 추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신한라이프가 외형 성장에 성공한 만큼 내실을 다지는 단계에 돌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신한라이프는 이영종 대표 체제 아래 꾸준하면서도 매번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다. 2023년 이 사장이 취임한 이래 신한라이프의 3분기 기준 누적당기순익은 2023년 4276억원, 2024년 4671억원, 올해 5145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를 통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맏형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생명보험 업계 4강(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 체계를 공고히 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심지어 올해 3분기 보험수익은 5738억원으로 교보생명(4103억원)과 한화생명(3847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으로 천 내정자가 어떤 방식으로 질적 성장을 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신사업을 넓히는 동시에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버·헬스케어 사업 확장이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경쟁사인 KB라이프가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앞세워 시니어 사업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신한라이프는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지난해 1월 공식 출범시켰다. 2016년 진출한 KB라이프보다 늦은 출발이었다.
신한라이프는 분당 데이케어센터를 오픈했고, 내년 1월엔 경기 하남 미사 지역에 첫 번째 요양시설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 내년 부산 해운대, 2027년 서울 은평구에 시니어 주거복합시설을 추가적으로 개소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적자를 탈출하지 못한 베트남법인 역시 숙제다. 베트남법인은 신한라이프의 유일한 해외법인이다. 2022년 베트남에 진출한 뒤 아직 적자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출 이듬해인 2023년엔 35억원의 적자를 냈고, 2024년에는 11억원 손실로 적자 폭을 줄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엔 43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더 늘어나기도 했다. 베트남 시장에서 불완전판매 관행으로 인해 보험상품 수요가 줄고, 현지 감독당국의 영업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현지 시장상황 맞춤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건전성 관리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의 올 3분기 말 킥스비율은 190%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1% 대비 4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지난 8월 신종자본증권 만기 상환 도래로 인해 3000억원 규모의 가용자본이 감소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이 질적 성장을 강조한 한 만큼 현 대표가 깔아 놓은 밑바탕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천 후보자가) 신한금융 내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새로운 시각과 비전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