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정체·홍수 저감으로 연간 800억원 경제 효과
|
오 시장은 말레이시아 출장 중이던 지난 8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복합터널 '스마트'를 방문해 운영 방식을 확인했다.
스마트는 지하 20~40m 깊이에 직경 13.2m, 연장 9.7km(차량 통행 구간 3km)로 조성됐다. 평소에는 푸두~찬소우린 지역을 잇는 왕복 4차선(편도 2차선) 차량 도로로 이용되지만, 집중호우 시에는 빗물을 저장·배수하는 구조다. 전체 저류용량은 총 300만톤에 달한다.
총 4단계로 운영되는데, 1단계에는 정상 운행하다가 2단계로 상향되면 도로는 정상 운영하되 하부 빗물 터널에만 물을 담기 시작한다. 3단계에 접어들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4단계가 되면 도로와 빗물 터널 전체를 수로로 활용해 하천 유량을 조절한다. 스마트 터널 운영기관 관계자는 총연장 중 3.0km만 도로 겸용으로 한 이유에 대해 "교통체증이 있는 구간과 예산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건설된 이후 2022년까지 차량을 통제하고 빗물 배수 목적으로 사용한 실적은 총 115회(연평균 7.6회)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터널로 인한 교통혼잡 및 홍수 저감으로 약 800억원 이상(2022년 기준)의 경제적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도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등 시내 3곳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조성 중이다. 지하 40~50m에 대용량 수로를 설치해 폭우 시 빗물을 임시 보관했다가 방류하는 '도심 물탱크' 역할을 하게 된다. 2020년 완공한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포함하면 총 4곳에서 132만8000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별도로 2031년 준공 예정인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터널(연장 5.61km, 왕복 4차로) 하부 및 인근 대심도에 폭우 시 빗물을 최대 42.4만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방수로를 조성해 사당·이수 일대 침수 위험을 막는다.
오 시장은 현장 방문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도 여러 차례 큰 홍수를 겪은 뒤에야 복합터널을 구상하고 건설했다고 들었다"라며 "서울도 2007년에 이미 대심도 터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제때 진행됐다면 강남역·도림천 등에서 발생한 비 피해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늦었지만 저희도 강남역 등 세 군데의 대도심 터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쿠알라룸푸르가 먼저 경험한 것처럼 비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이 도로 겸용이 아닌 데 대해선 "터널 양 입구 쪽에 대형 저류조를 만들 땅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그런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달성하는 터널을 만드는 것이 실무적으로 어려워 아쉽다"면서도 "지금 설계된 대로만 완성돼도 사당역 주변의 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