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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전문경영인 김규영 회장 선임…오너 조현상, 50년 성과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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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12. 09. 18:15

효성그룹 60년 역사상 첫 시도
조 부회장 '역량 중시' 지론 반영
가치경영·실적주의·다양성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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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이 김규영 전 효성그룹 부회장을 HS효성 회장으로 선임했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내세운 것은 효성그룹 60년 역사상 처음이다. 김규영 회장은 1972년 효성그룹의 모태기업 동양나이론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샐러리맨 신화'를 이룬 인물로 평가받는다. HS효성은 지난해 효성그룹에서 독립 후 회장 자리가 공석이었다. 이 자리를 자연스럽게 조현상 부회장이 메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세간의 추측을 깨고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HS효성의 색깔을 명확히 했다는 평이 나온다. HS효성 측은 '누구든 역량을 갖추면 그룹 회장이 될 수 있다'는 조현상 부회장의 평소 지론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HS효성은 앞으로 반포 사옥 이전을 통해 효성과 보다 완벽히 분리하고 김규영 회장 체제로 안정성을 갖추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9일 HS효성은 김 회장 선임을 포함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간 조현상 부회장은 "오너가 아니어도 가치를 극대화하는 준비된 리더가 그룹을 이끌어야 하며 그것이 곧 가치경영"이라고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HS효성은 김 회장이 회장 공석을 메우고 조 부회장, 노기수 부회장 등 1명의 회장과 2명의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김 회장의 회장 선임은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상징적 인사다. 언양공장장, 안양공장장, 중국 총괄사장, 효성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기술원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스판덱스 개발을 포함한 섬유기술 확립과 기술품질 향상에 기여했고, 2017년부터 8년간 효성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이번 HS효성의 인사는 기술·품질을 바탕으로 가치경영을 이끌 인재, 실적주의에 따라 회사 성장에 기여한 인사, 다양성에 기초한 인재 발굴 및 육성이라는 기준에 따라 이뤄졌다.

HS효성의 김 회장 선임은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가치경영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사로 평가된다. 50여 년간 효성그룹에 종사해 누구보다 그룹과 산업의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한 송성진 부사장은 공급망 안정화와 물류사업을 도맡아 HS효성그룹의 도약에 기여하고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 물류사업의 수장으로서 글로벌 사업과 해외 고객이 많은 HS효성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얻었다.

양정규 부사장은 HS효성의 주요 사업군 중 하나인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사업을 선도하며 다년간 실적을 내왔다. 국내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 11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HS효성그룹의 관련 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기획관리 부문에서는 박창범 상무보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오랜 기간 인재 육성, 조직문화 개선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만큼, HS효성그룹 출범 후 시작된 인재육성 및 조직문화 개선 작업을 이끌 예정이다.

신규 여성 임원으로는 정유조 상무보가 발탁됐다. 정 상무보는 효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경영기획팀, ESG경영팀, 신사업팀 등을 거친 기획통이다.

HS효성은 지난 7월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이후 조 부회장은 배터리 소재를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며 2000억원대 투자를 결정하고, 지주사 요건을 채우기 위해 HS효성의 HS효성첨단소재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HS효성의 홀로서기를 완성 중이다. 내년은 사옥을 이전과 같은 상징적인 변화를 앞두면서 경영진도 파격적인 체제를 택했다.

오너 기업에서 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추대하는 사례가 재계에 없는 것은 아니다. HD현대도 권오갑 명예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로서 그룹을 오랜 기간 이끌다 올해 10월 정기선 회장이 추대되면서 오너 경영 체제를 선언한 바 있다. HS효성 역시 김 회장이 기반을 다진 후 조 부회장이 차근차근 이를 이어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주주총회 일정 등을 고려해 내년 4월 1일자로 선임된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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