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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왕산 성도종 종법사 신년 법문 “평등 세상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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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12. 09. 16:47

자립, 지혜, 배움, 실천 등 네 덕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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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왕산 성도종 종법사./제공=원불교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2026년 새해를 앞두고 9일 발표한 신년 법문에서 "은혜로운 평등 세상,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왕산 종법사는 법문에서 "오늘의 내 삶을 책임지는 한 걸음에서 평등사회의 터전이 열린다"며 '자립의 힘'을 강조하고, 이에 더해 '지혜의 빛', '배움의 평등', '나눔의 실천'이라는 네 덕목이 어우러지면 "광대무량한 낙원의 문이 활짝 열려 인류는 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한 해 우리 모두의 마음에 평등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서로를 존중하고 모두가 조화롭게 사는 평등 세상을 함께 열어가기"를 기원했다.

은혜로운 평등 세상 함께 만들자

원기 111년(2026) 새해를 맞이하여 법신불 사은의 크신 은혜가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원불교 재가출가 교도님들의 가정과 일터, 그리고 세계 온 인류 삶의 터전 곳곳에 평화와 희망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지난해 세계는 전쟁과 재난, 기후 위기와 사회적 갈등 속에서 큰 불안을 겪었습니다.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우리 마음의 불안과 결핍은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과학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그 발전이 인간의 행복까지 보장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초고속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개인·사회·국가 간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주창하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이 시대를 향한 대자대비의 경책이며, 인류에게 주어진 필연의 과업입니다. 이 과업에 동참한 우리는 앞장서서 물질문명을 주체적으로 선용하며 모두가 고루 잘사는 평등 세상, 참 문명시대를 열어가야겠습니다. 이를 위한 실천 방향인 사요(四要) 법문을 마음에 새기며 "은혜로운 평등 세상, 함께 만들자"라는 서원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첫째, 자력 생활로 평등 세상의 기초를 확립합시다.
일원상 진리는 인간과 만물이 평등함을 보여줍니다. 평등 세상은 먼 이상에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 우리 각자가 힘을 갖췄을 때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 건설됩니다. 오늘의 내 삶을 책임지는 한 걸음에서 평등사회의 터전이 열립니다. 환경을 탓하거나 남을 원망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려 제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 사람이 곧 평등 세상의 주체입니다. 
스스로 바로 서는 일은 정신의 자주력을 확립하는 것이고,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평등 세상의 기초입니다. '자립'은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은혜의 힘'입니다. 나 한 사람의 마음이 바로 설 때 이웃이 함께 바로 서고, 그 힘이 하나로 이어짐으로써 인류 공동체를 지탱합니다. 

둘째, 잘 배우는 지혜의 빛으로 평등 세상을 열어갑시다.
지혜는 삶을 이끄는 힘입니다. 지혜는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삶의 경험과 관계 속에서 더욱 깊어집니다. 잘 배우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지혜를 얻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을 이기려 하지 않고, 함께 성장할 길을 개척합니다. 모두의 지혜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는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그런 사회라면 어디서나 배움을 구하는 참된 평등의 터전이 됩니다. 
지혜의 빛은 어둠을 힘으로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어둠 그 자체를 녹여 밝음으로 변화시키는 은혜의 작용입니다. 지혜는 결국 은혜와 평등의 다른 이름이며, 그 지혜는 우
리 사회의 도덕과 문화의 품격을 높이는 근원입니다.

셋째, 모두를 잘 가르침으로써 교육 평등 세상을 열어갑시다.
교육은 가정의 한계를 넘어 인류의 미래를 여는 공동의 사업입니다. 모든 이가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보장받는 사회, 배움이 소수의 특권이 아닌 모두의 기본이 되는 세상일 때, 평등 세상의 토대가 제대로 마련됩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내 자녀만이 아니라, 이웃의 자녀도 함께 가르치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교육이 곧 사회 전체의 희망'임을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교육의 평등이 실현될 때 서로를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갈 지혜도 커집니다. 교육 평등은 사회의 모든 격차를 좁히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강한 힘이며, 인류 사회의 희망을 이어가는 기반입니다.

넷째, 공익심(公益心)으로 모두가 잘사는 조화로운 세상을 건설합시다.
공익심은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평등 세상의 바탕입니다. 이웃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평등 세상을 이루는 기반입니다. 이때의 '나눔'은 단순한 물질의 분배에 머물지 않습니다. 나눔은 곧 마음을 기울여 이웃의 삶을 살피는 은혜의 작용입니다. 나의 선행과 배려는 이웃에게 큰 희망이 되고, 따뜻한 마음은 공동체의 숨결을 되살립니다. 
공익심이 살아 있는 공동체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며, 그 생명력을 이어갑니다. 우리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존경하고, 그 정신을 본받아 우리의 삶 속에 실천해야 합니다. 공익심의 실천인 '나눔과 합력'이 생활 문화가 될 때 사회 평등 역시 일상의 질서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재가출가 교도 여러분!
자립의 힘은 각자의 삶을 일으키고, 지혜의 빛은 사회를 밝히며, 배움의 평등은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고, 나눔의 실천은 세상을 품에 안아냅니다. 이 네 가지 덕목이 서로 어우러진다면 광대무량한 낙원의 문이 활짝 열려 인류는 새로운 길을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올 한 해, 우리 모두의 마음에 평등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서로를 존중하고 모두가 조화롭게 사는 평등 세상을 함께 열어가기를 기원합니다.

원기 111년  1월 1일
원 불 교 종 법 사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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