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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사철 꽃 피는 농장 만들어요”… 영광 다하라농장, 조경관리·분뇨처리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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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12. 11. 15:20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 우수상 수상
자투리 땅에 나무·꽃 식재… 매년 봄 파종
사육밀도 줄여 분뇨 배출 '최소화' 추진
농장 부지경계에도 나무를 계속 심어 더 이상 심을 때가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와 꽃을 심고 있음을 설명하는 농장 대표
유권중 다하라농장 대표가 축사 조경 관리를 위해 심은 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축산환경관리원
"우리 농장은 사시사철 꽃이 피고, 초봄에는 정말 화려합니다. 주변 농가들이 꽃구경 잘하고 간다 그래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축사 환경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유권중 다하라농장 대표는 깨끗한 축산 환경 관리가 축산업을 유지하는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쾌적한 환경을 통해 축산업에 대한 민원을 줄이고,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11일 축산환경관리원에 따르면 다하라농장은 지난달 열린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에서 우수상(축산환경관리원장상)을 수상했다. 적정 사육밀도 유지를 통한 악취저감을 비롯해 꽃과 나무 식재 등 조경관리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는 악취저감, 지역상생 등 자발적 노력을 기울인 축산농가를 선정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실시됐다. 지정 농장은 5년간 자격이 유지되며 생산물에 관련 마크도 부착할 수 있다. 축산환경관리원은 사업 시행 주체로 현장평가 및 심사 등을 담당한다.

뽀송한 바닥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한우도 깨끗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다하라농장 내부. /축산환경관리원
다하라농장은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한우 농가로 소 219두를 사육 중이다. 지난 2022년 깨끗한 축산농장에 처음 지정됐다.

유권중 대표 부부는 1994년부터 농장을 운영하며 사육두수 확대보다 종축개량 및 사양관리 고도화에 집중했다. 꾸준한 개량을 통해 한 마리당 판매가격은 평균 대비 100만~200만원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 대표는 "처음에 젖소를 키우다가 한우로 전환했다. 당시 140두로 시작했다"며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내실을 기하자는 생각으로 적은 두수에서 소득을 최대화하는 '효율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목표인 '도체중 550㎏'은 지난해 도달했다"며 "앞으로 근내지방 등급을 높여 '투플러스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부연했다.

다하라농장의 특징은 정원을 연상시키는 조경이다. 유 대표 부부는 농장 곳곳에 나무와 꽃을 심어 환경 관리를 지속해 왔다.

유 대표는 "초기에 조경을 위해 연간 500만원을 투자했다. 지금은 자투리땅에도 나무 하나 심을 곳이 없다"며 "평상시에 꽃씨도 받아 놓는다. 집사람이 말려 놓으면 봄에 파종해 가꾸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수국이 피어있는 꽃밭 조경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다하라농장 내부 조경. /축산환경관리원
분뇨 처리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하라농장은 축사 바닥에 왕겨를 깔아 가축이 배설한 분뇨와 섞이도록 해 1차 건조 및 발효를 유도한다. 언제든 분뇨를 처리할 수 있도록 축사 내부에 왕겨 창고도 별도로 마련했다. 부숙된 퇴비는 인근 농가에 무상 제공하며 지역상생도 추진 중이다.

유 대표는 "가을에 왕겨값이 싸지면 창고 가득 쟁여두고, 이듬해 5월 봄까지 쓴다"며 "겨울은 성수기라 왕겨 수급 자체가 어렵다. 농장 관리하는데 깔짚이 없으면 분뇨처리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가축분뇨 적정 처리를 위한 핵심 요소로 '낮은 사육밀도'를 꼽았다.

그는 "축사를 냄새 안 나고 깨끗하게 관리하면 이웃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육밀도다. 최대한 밀도를 낮춰 분뇨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깨끗한 농장을 만드려면 근면해야 한다. 밥풀도 주워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다"며 "축산은 우리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후손까지 대대손손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 농장도 좋고, 이웃도 좋은, 모두가 좋은 농장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축사 가운데 모이는 가축분뇨 퇴비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다하라농장 내부에 퇴비가 정리정돈돼 있다. /축산환경관리원
아울러 유 대표는 이번 공모전 수상으로 받은 상금 200만원을 영광군 인재육성기금에 기부했다.

그는 "기부는 하는 사람이 더 뿌듯한 것"이라며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젊은 친구들에게 컨설팅도 하고 교류하며 노후를 보내려 생각 중"이라고 했다.

한편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은 오는 2030년까지 깨끗한 축산농장 1만호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지정 현황은 누적 7924호로 집계됐다. 축산환경관리원은 다하라농장과 같은 환경 관리 우수농장을 확대하기 위해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사업을 지속 안내하고 관련 컨설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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