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보다 연봉 최대 30% 낮아
지방 거주 가능성에 젊은 직원 동요
'총액인건비제' 막혀 처우개선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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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은 시중은행처럼 희망퇴직 제도가 없어 임금피크 대상이 되는 임직원 상당수는 은행에 남는다. 그럼에도 3년간 900명이 국책은행을 떠났다는 것은 고령 직원보다 한창 일할 중간 계층의 은행원들이 많이 떠났다는 얘기다.
국책은행은 국내 산업과 수출을 육성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등의 국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연봉 수준이 시중은행보다 20~30%가량 적다.
또 정부의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대상으로 국책은행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점도 은행 직원 입장에선 부담이다. 연봉 수준도 떨어지는데 정주 여건마저 좋지 않다면 국책은행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동요하는 직원들도 나오는 실정이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중도퇴직자 현황(정년 제외)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모두 880명이 은행을 떠났다.
은행별로 보면 기업은행 직원 511명이 은행을 떠났고, 산업은행 251명, 수출입은행 직원 118명이 정년 전에 중도 퇴직했다.
규모로 보면 시중은행보다 적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매년 희망퇴직 제도를 활용해 수백명을 내보낸다. 시중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을 30대까지 대상을 넓힌 데다, 수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이들 국책은행은 임금피크 대상으로 한 준정년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특별퇴직금 등 경제적 이득이 없어 적극 활용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에 매년 상당 규모 이상의 중도 퇴직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국책은행으로서의 중요성에 비해 연봉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국책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 수준이다. 4대 은행 직원들은 평균 1억20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데, 성과급 등 다른 경제적 혜택까지 포함하면 국책은행 직원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중은행과 연봉 격차가 10%도 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많게는 30%까지 차이가 난다"며 "연봉 차이 때문에 은행을 떠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들의 중도 퇴직자 수가 2024년보다 지난해 더 많아진 배경엔 갈수록 커지는 시중은행과의 연봉 수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시중은행과의 연봉 격차 원인인 총액인건비제가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노사도 시간외수당 지급에 대해선 합의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겠다는 방침인데, 공공기관 인건비 인상률에 대한 정부의 지침인 총액인건비제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방지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방 균형 발전 차원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이들 국책은행엔 부담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전수조사를 통해 이전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계획인데, 여기에 국책은행도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 윤석열 정부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자, 2023년 산업은행 직원들의 이탈이 크게 증가했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부산 이전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자 은행을 떠나는 직원들의 수도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추진되면서 젊은 직원 중에 은행을 떠나는 수가 많았다"면서 "한창 일할 직원들이 빠지면서 은행 전문성에도 악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방 이전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중도 퇴직수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뒤 우수한 인력들이 대거 이탈했는데, 국책은행도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면 핵심 인력이 은행을 떠날 것이라는 얘기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선 다시 시중은행에 가겠다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며 "연봉도 낮은데, 지방 이전까지 거론되면서 동요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 과정에서 큰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겪었고, 정책 수행 차질로 적지 않은 비용을 치렀다"면서 "정책금융기관은 산업정책과 기업 지원, 금융시장 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고 금융산업은 직접효과와 네트워크가 생명"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