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에는 공격적 전랑 외교 본격화
최근에는 아예 무시하는 냉궁 외교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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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국력이 미국과 맞장을 떠도 괜찮을 수준에 한참 모자랄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중국의 기본 대외 전략은 아주 단순했다고 할 수 있었다. 마오쩌둥을 이은 2세대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 권력을 장악한 1980년부터 부르짖은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최대한 감추고 힘을 기름')였다고 단언해도 괜찮았다.
이 때문에 중국의 외교 스타일은 꽤 점잖았다. 신사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그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예의에 벗어나는 공격적 외교를 전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력이 커지면서부터는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다. 우선 도광양회보다 한 단계 더 적극적 스타일의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함)'가 갑작스레 등장했다.
이어 스트롱맨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권력을 장악한 2012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전랑외교가 유소작위 전략을 슬그머니 대체했다. 이후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을 비롯한 일부 동맹 수준의 국가들을 제외한 미국, 유럽연합(EU) 회원국 등에게 작심한 듯 고압적으로 대하고는 했다. 이로 인해 한국과 호주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과는 충돌도 잦았다. 당연히 지구촌 곳곳에서 중국에 대한 불만이 높아갔다.
중국이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 지난해 말을 전후해 이른바 미소 외교로 전환한 듯한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이 중국의 외교 전략이 재차 변했다는 분석을 한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미소 외교의 수명은 아주 짧게 끝날 듯하다.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외신과 해외 중국인 오피니언 리더들이 최근 중국이 냉궁 외교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것을 보면 확실히 그럴 것 같다.
냉궁은 중국의 왕조 시대 때 황후나 후궁들이 유폐돼 머무는 곳을 의미한다. 이곳에 갇힌다는 것은 세상과 절연돼 무시당하는 입장에 직면하는 현실을 뜻한다. 당연히 무척 고통스럽다. G1 미국도 두렵지 않은 중국에 의해 이런 처지로 내몰릴 국가들 역시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해 중국의 분노를 산 일본이 대표적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실제로도 현재 비대칭적 보복을 파상적으로 전개하면서 마치 대일 냉궁 외교를 펼치는 듯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즉각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 사실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과 유학 자제 권고, 일본 연예인들의 중국 내 콘서트와 영화 개봉 취소 등의 조치까지 취한 사실을 감안하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앞으로는 이 전략을 더욱 적극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냉궁 외교의 공세를 확실하게 당하는 일본으로서는 사실 마땅한 대응책이 딱히 없다. 국방력을 비롯한 국력이 이제는 중국에 비해 앞선다고 하기 어려운 처지인 만큼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앞으로 당할 잠재적 국가들로 꼽히는 동남아의 베트남, 필리핀 등의 처지는 더 난감해질 수 있다. 중국의 새로운 대외 전략인 냉궁 외교가 이제 주변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대응책을 모색할 연구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