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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푸틴 관저 드론 공격” 주장…종전 협상 강경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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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30. 09:19

우크라 "완전한 날조"…NYT "트럼프 중재 협상 긴장 고조"
Russia Puti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군 수뇌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노린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입장을 더욱 강경하게 바꿀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평화협상이 핵심 쟁점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의 거주지를 공격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협상 태도 변화의 명분으로 제시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미 논의 중인 해결책과 기존 합의 사항에 대해 입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이 문제를 대응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군의 보복 공격 대상과 일시도 결정됐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러시아의 드론 공격 주장을 부인하며, 러시아가 협상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사실을 꾸며냈다고 비판했다.

NYT는 러시아의 이번 주장이 사실 여부와 별개로, 크렘린이 우크라이나를 협상 교착의 주된 책임자로 규정하고 협상 조건을 다시 강경 기조로 끌어올리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평화협상 추진 의지를 확인했지만, 러시아가 요구하는 남동부 지역 영토 양도와 향후 러시아 침공을 막기 위한 안보보장 문제 등 핵심 현안에서는 구체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해당 '공격 보고'를 들었다며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다만 독자적으로 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매우 민감한 시기"라며 "양측이 모두 공세를 펴고 있지만, 대통령 거주지를 공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크렘린궁은 통화 이후 성명을 통해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 발언을 인용, "이번 사건을 고려해 이미 합의된 사안과 논의 중인 해결책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키이우 등 대도시 추가 공격을 정당화하고 전쟁 종식을 위한 필수 조치 이행을 거부하려는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2023년에도 크렘린 상공에서 드론 폭발이 발생했을 때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가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미국 당국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수행한 작전일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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