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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갑질에 투기 의혹 이혜훈, 스스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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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05. 00:00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한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보좌진에 대한 '갑질'이 충격적이다. 2017년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이 후보자가 자신과 관련된 언론 기사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턴 직원에게 퍼부은 폭언은 듣는 이들의 가슴을 벌렁벌렁하게 한다. "네 머리로 무슨 판단을 하니?", "너 아이큐 한 자리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등이다. 단순한 질책이 아니다. 극언도 이런 극언이 없다. 이런 인격이라면 공직자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부적격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동감이다.

다른 증언들도 이어지고 있다. 한 보좌관은 "이 후보자의 남편이 집에 있었는데도 프린터 수리를 보좌진에게 시켜서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고성의 폭언과 사적 심부름이 빈번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민이 보시기에 더 민망한 사안이 더 많이 나오기 전에 이쯤에서 그만 내려놓기를 정중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 배우자가 인천공항 개항을 앞두고 영종도 토지를 매입해 6년 만에 약 3배에 가까운 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반박하거나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공의식이 이처럼 박약한 인물에게 나라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장관직을 맡겨도 괜찮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후보자는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이다. KDI가 권고해 온 정책 기조는 잘 알려진 대로 시장경제 논리와 자율 존중, 재정건전성 중시, 규제 완화 등이다. 이 후보자는 정계에 뛰어든 이후에도 경제 전문가로서 기회 있을 때마다 이 기조를 강조해 왔다. 그런데 현 정부 정책 기조는 초확장 재정이다. 경쟁력 약화와 생산성 저하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근본 문제는 도외시하고 재정 투입에 올인할 태세다.

그는 평소 신념대로라면 당연히 정부의 재정 기조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자가 장관직 제안을 수락했다면 '확장 위주 재정정책 기조가 초래할 문제에 대해 조언하겠다'든지 '대통령에게 직언할 때는 하겠다'는 등의 입장 표명은 최소한 있어야 한다.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론자였지만,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다음 날 바로 과거를 뒤집는 발언을 했다. 이로 미뤄 앞으로도 대통령에 대한 직언 따위는 언감생심일 것이다. 그렇다면 학자 출신이자 3선의 중견 정치인이 평생의 지론과 신념을 뒤집은 이유는 그냥 장관 자리가 탐나서라는 것밖에 안 된다. 이 정도면 더 늦기 전에 이 후보자가 스스로 해결할 길을 찾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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