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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불확실성에 불구하고 관광이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케이팝데몬헌터스'를 포함한 K-컬처의 인기가 꼽힌다. 문화산업은 관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관광 정책 수립과 실행의 출발선이 됐다. 문화와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판이 잘 짜여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장고 끝에 첫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를 전격 발탁했다. 'K-컬쳐'의 산업화, 문화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서다. 문화와 관광의 결합으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는 관광업계의 기대는 지금도 여전하다.
최 장관은 지난달 조직을 개편했다. 콘텐츠·미디어·저작권·국제문화교류 정책 업무를 총괄하는 문화미디어산업실을 신설하고 관광정책국은 관광정책실로 격상했다. 이는 문화와 관광을 국가 양대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문화의 부속으로 치부되던 관광이 비로소 문화와 대등한 대접을 받게 된 셈이다. 관광 업무에 대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업계의 오랜 지적이었다.
지단 달 31일 박성혁 제일기획 자문역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김장실 전 사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2024년 1월 사퇴한 이후 23개월간 공석이었던 자리가 비로소 채워졌다. "국제적인 마케팅 역량과 조직경영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서 'K-관광' 패러다임 전환과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조기 달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최 장관이 밝힌 임명 배경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정책 실행의 최일선 조직이다. 그럼에도 정작 역대 사장 다수는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치권 등과 얽히고설킨 인물이 '뜬금없이' '느닷없이' 취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정책 집행이 파편적으로 흐르고 효과도 단기적 이벤트로 끝나는 일이 많았다.
박 사장은 제일기획에서 독일법인장, 유럽총괄장, 북미총괄장 등을 거치며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을 이끈 마케팅 전문가다. "민간에서 배운 시장 분석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박 사장이 첫 출근길 일성이다. 관광과 큰 인연이 없었던 터라 관광업계에선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그의 풍부한 현장 경험에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한국관광공사 한 직원은 사장 임명 직후 "마케팅 비중이 큰 공사의 업무와 결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전했다.
관광은 이제 산업 생태계 속으로 한층 깊숙이 들어왔다. 관광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 오랜만에 '완전체'로 꾸려진 라인업이 관광의 산업적 성장, 문화와 관광정책 융합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병오년, 관광이 말(馬)처럼 질주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