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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작부터 뒷북 친 경찰의 與 공천헌금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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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07. 00:00

/연합
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 서울시의원이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다.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해 수사받기 직전 출국한 것이어서 의혹 당사자들이 서로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도피성 고의 출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초동 대응 부실로 수사 타이밍을 놓치면서 수사 의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 강선우 의원(제명 후 무소속)에게 1억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30일 고발장이 접수됐다. 중대 정치자금 범죄 의혹의 당사자가 수사 개시 국면에 유유히 출국했는데도, 경찰은 "절차상 문제없다"는 식의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에야 출국 사실을 확인하고, 뒤늦게 법무부에 입국 통보와 귀국 후 출국금지 요청을 했다고 한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경우뿐만이 아니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 2명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가 3~5개월 뒤에 돌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구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 쪽에 돈을 준 시기와 방법이 담긴 탄원서를 2023년 당시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었던 김현지 보좌관(현 청와대 1부속실장)에게 전달했는데 유야무야 됐다고 한다. 탄원서 전달을 처음 주장한 이수진 전 의원은 "당 대표가 원칙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김 전 원내대표 지키기 결과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수석 최고위원이던 정청래 현 대표에게도 말했으나 오히려 화를 냈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이 전·현 대표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권력 핵심부로의 확장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당의 공천 시스템 투명성과 관련된 공천헌금 의혹을 '개인 일탈'로 몰아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감이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난 4일 "강 의원 의혹은 개별 의원의 일탈"이라거나, "김 전 원내대표 의혹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컷오프 대상자의 단수공천, 1억원의 행방, 탄원서가 묵살된 이유 등 조사할 게 많은데 서둘러 꼬리 자르기로 막겠다는 식과 다름없다. 경찰 수사에 대한 지침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야기하고 있다. 여당의 특검 요구를 거부하며 하는 말이나 태도가 오히려 특검 필요성을 부각하는 꼴이다.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의 근간을 흔드는 공천헌금 의혹은 자금흐름과 당사자 진술 확보가 핵심이어서 초기 대응 지연은 수사의 진정성과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경찰 수사가 '싹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핵심 당사자의 출국을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민주당이 의혹을 축소하면 할수록 특검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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