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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없는 관계복원·경협 강화 성과… 한한령·비핵화 진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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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6. 01. 06. 18:08

두 달 만에 상호방문 관계회복 의지
코드 맞춘 붉은 넥타이 배려 메시지
제조·금융 등 다양한 분야 협력기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손을 맞잡은 장면은 '불편한 과거'를 딛고 관계회복을 위해 서로 한 발짝씩 다가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5일 저녁 마주 앉은 한중 정상이 약속한 듯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코드'를 맞춘 것도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평소 푸른색 계열 넥타이를 즐겨 매는 이 대통령이지만 이날만큼은 상대방을 배려하듯 중국 공산당의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골랐다.

◇두 달 만의 만남…'밀당'없이 '당기기'만

회담이 이뤄진 타이밍도 관계 복원에 대한 양국 정상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이어 두 달 만이다. 한중 정상이 단기간에 상대국을 교차 방문해 우의를 다진 것도 이례적인데, 이 대통령이 새해 들어 중국을 국빈방문한 첫 외국 정상이란 점까지 회담의 무게를 더했다.

양국 정상의 메시지는 이견을 둘러싼 '밀당(밀고 당기기)' 없이 '당기기'로 채워졌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2026년이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시 주석은 "양국이 건강한 궤도에 따라 나아가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방중에 앞서 이 대통령이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고 밝힌 것은 '외교적 배려'를 넘어선 발언으로 풀이됐다.

시 주석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사이 균형을 흔드는 요구에 가깝다.

한중 관계 복원의 첫발은 경제 분야 협력이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양국 간 수평적 호혜협력에 기초한 민생 분야 실질 협력을 강화했다"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투자 협상에 연내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제조업뿐 아니라 식품, 패션, 관광, 엔터, 게임 등 소비재 및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한한령 해제·서해 갈등·비핵화 해법 못 찾고 과제로 남겨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상무 협력 대화 신설과 디지털 기술 협력, 자연산 수산물 수출 확대,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14건에 서명했다. 정상회담과 맞물려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는 한국에서 4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해 제조업뿐만 아니라 식품, 패션, 관광, 엔터,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기업은 총 32건의 MOU를 체결했다. 여기에 양국 금융인들이 참여해 '금융 네트워크 강화 방안'을 모색한 것도 경제협력 성과로 꼽힌다. 다만 민감한 현안인 한한령(중국의 한국 대중문화 제한령) 해제 관련해선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향후 실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서해 구조물 관련해선 올해 안에 차관급 해상해양경계획정 공식회담 개최 노력을 해나가기로 했다. 우리가 미국과 손잡고 도입하게 될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서도 '상호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협력 부문에선 이견을 재확인했다. 위 실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 수행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이번 회담에선 한중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도가 많이 보인다"면서 "시 주석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라는 발언은 한국이 전략적으로 미국이 이긴다는 생각에만 몰두해서는 안 되고, 전략적 균형을 가져야 된다는 다중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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