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비판 보도 아닌 당 선전 내용 다수
학자들 긍정적 반응…시기상조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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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일 자 로동신문 1면 첫 기사의 제목이다. 신문을 펼치자마자 마주한 이 문장은 사실 전달이라기보다 프로파간다(선전·선동)에 지나지 않았다. 지면 곳곳에는 이와 유사한 식의 표현이 반복됐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일반인도 제한 없이 북한의 기관지 로동신문을 열람할 수 있게 됐다.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국립중앙도서관, 국립대학 도서관 등 181개 곳을 방문하면 특별한 절차 없이 신문 열람이 가능하다.
지난 6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이용증을 제시하자 직원은 별다른 제지 없이 5층 북한자료실로 안내했다. 자료실에는 날짜별로 정리된 로동신문 원본이 비치돼 있었고 지면을 직접 넘겨볼 수 있었다. 로동신문과 함께 평양타임즈, 민주조선 등 다른 북한 신문도 서가에 놓여 있었다. 사진 촬영은 제한됐지만 열람·복사에는 별도의 조건이 붙지 않았다. 자료실 안 로동신문을 읽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로동신문 기사에는 한국처럼 사회·정치·경제 전반의 소식이 담겨 있었다. 다만 최고지도자의 활동과 당의 방침을 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공장과 농촌, 건설 현장을 다룬 기사에서도 사건·사고나 비판 보도보다는 당의 노선이 현장에서 어떻게 관철되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 1면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가 먼저 제시되고 이를 받드는 당의 결의가 강조되는 구조가 두드러졌다. 지도자의 발언이나 지시가 기사 흐름의 출발점이 되고, 이후 인민이 이에 호응하고 있다는 설명이 덧붙는 방식이었다. "당의 현명한 영도 밑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같은 표현을 사용해 집단의 결속 의지를 부각했다.
사진의 비중이 상당한 점도 눈에 띄었다. 전체가 사진 여러 장으로 채워진 면도 있었다. 기사 표현에서도 차이는 분명했다. 로동신문에는 '위대한', '탁월한' 같은 찬양식 수식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말했다', '전했다'보다 '천명했다' 같은 동사가 자주 사용됐다.
성과를 전하는 기사도 마찬가지다. 수치나 통계가 나오더라도 출처 대신 "당의 방침이 철저히 관철됐다", "지도자의 구상이 현실로 꽃펴났다"는 식의 평가 문장이 뒤따랐다. 기사 속 인용문에서도 개인의 경험·감정보다는 당의 노선을 재확인하는 표현이 주를 이뤘다. "당의 은덕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결사 관철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같은 문장이 반복되며 개인보다 당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자료실에서 로동신문을 읽던 장모씨(26)는 "기사 제목과 문장을 몇 개 읽다 보면 이후에는 어떤 표현이 나올지 어느 정도 예상된다"며 "내용보다 표현 방식이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특징을 로동신문의 성격으로 설명한다. 김석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명예교수는 "로동신문은 조선로동당의 기관지로 정보 전달보다는 당이 강조하는 방향성과 메시지를 반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구 목적의 개방은 긍정적"이라지만 "아동·청소년이 접할 경우 이를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로동신문만 보고 탈북민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될 우려가 있다"며 "로동신문 토론회 등 객관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명예교수는 "로동신문을 개방한다고 해서 북한 사상을 동경하는 국민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북한 체제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