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 위협 현실화 속 '핵 옵션 봉쇄' 한계
워싱턴 내부서 "막기보다 관리해야" 공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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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불안 속에서, 한국의 '핵 잠재력'을 무조건 차단하기보다 관리하는 것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게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주장이 미국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나왔다.
미 국방부 산하 다니엘 K. 이노우에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의 라미 킴 교수는 7일(현지시간) 외교 전문지 Foreign Policy 기고문에서 "한국의 핵 잠재력은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지만, 다른 모든 대안보다 덜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밝혔다.
美핵확장억제는 강화됐지만, 불안은 줄지 않았다
라미 킴 교수가 지적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미국은 확장억제를 강화해 왔지만, 한국 국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3년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출범으로 미국은 '한국 방어 의지'를 제도적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내 독자 핵무장 지지는 잠시 낮아졌다가 다시 70%를 넘는 수준으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에는 이 비율이 더 높아졌다.
이는 미국의 약속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정말 위기 상황에서 미국이 끝까지 개입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실제로 위협할 수 있게 될수록, 이 의문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전술핵 재배치도 근본 해법은 아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미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역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 기고문의 판단이다.
전술핵이 다시 배치되더라도, 핵무기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여전히 미국이 쥔다. 한국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 듯 보일 뿐', 실제 통제권은 없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반면 북한이나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핵 공격의 우선 표적이 될 위험만 커질 수 있다.
독자 핵무장은 미국에도 부담
반대로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선택할 경우, 미국이 치러야 할 비용도 크다.
미국이 이를 용인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신뢰성이 무너지고, 반대로 한국과 거리를 두면 한미동맹 자체가 약화된다. 어느 쪽도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이다.
그래서 '관리된 핵 잠재력'
라미 킴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이른바 '관리된 핵 잠재력'이다.
한국이 실제 핵무기를 보유하지는 않되, 필요할 경우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은 인정하자는 것이다.
엄격한 국제 감시와 안전장치 아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능력을 허용하면, 한국의 안보 불안은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한국이 곧바로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이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맹 유지와 전략적 이익
이 같은 접근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역량은 대북 억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부담을 줄이면서 동맹의 역할을 확대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한국이 핵연료 생산 능력을 갖출 경우,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핵연료 공급 구조를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보다 현실을 택해야 할 때"
라미 킴 교수는 이 선택이 이상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지 가운데 가장 감당 가능한 해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문제는 한국의 핵 잠재력이 바람직한가가 아니라, 그 대안이 더 나은가이다. 그렇지 않다."
확장억제가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워싱턴과 서울은 이제 완벽한 해답이 아니라 가장 덜 위험한 선택....즉, 한국이 핵 가질 능력을 인정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