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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먹고 알먹고’ 김남정의 승부수…M&A 향한 동원F&B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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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1. 20. 17:51

영업이익 1400억원 '스타키스트'
동원산업→동원F&B 편입 유력
현금 창출 높고 수출 확장 기대
외부유치 없이 인수자금 2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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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그룹의 '알짜배기' 자회사 스타키스트를 지렛대 삼아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를 향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의 스타키스트를 식품 계열사인 동원F&B로 매각해, 그룹 전체의 자산 유출 없이 2조원 대의 추가 인수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20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회사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 평가 및 금융권 조달 규모 검토에 착수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동원그룹이 HMM 인수 재점화를 앞두고 지배구조와 자금 흐름을 재편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한다. 미국 참치캔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스타키스트는 연간 매출 1조10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 안팎을 기록하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그룹 내 자산 유지'와 '현금 유입'의 병행이다. 동원산업이 스타키스트의 새 주인으로 동원F&B를 낙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우량 자산을 외부에 넘기지 않으면서도, 동원F&B로부터 유입한 매각 대금을 동원산업 차원의 M&A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동원F&B는 그간 해외 확장이 과제로 꼽혀왔다. 최근 5년간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2%대에 머물렀고, 해외 매출 역시 1000억원의 벽을 넘기지 못했다. 글로벌 유통망 부재가 성장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면 스타키스트는 미국 전역에 촘촘한 유통 인프라를 갖춘 글로벌 브랜드지만, 매출의 약 94%(2024년 기준)가 참치에 집중된 단일 사업 구조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스타키스트가 약 100여 년간 미국서 구축해 온 유통망 위에 동원F&B의 김·만두 등 제품군을 얹는 구상이 가능해진다. 이는 동원그룹이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한 2030년 글로벌 식품 부문 해외 매출 10조원 달성 목표와도 맞물린다.

물론 동원F&B가 짊어질 재무적 부담은 변수다.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대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 동원F&B의 현금성 자산은 약 834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스타키스트를 담보로 한 대규모 외부 차입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원F&B의 매출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 지난해 3분기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2359억원을 기록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인수 이후 발생하는 이자 비용과 단기 재무 부담은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HMM의 몸값은 최소 8조원에서 최대 10조원 대로 거론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동원산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예치금은 총 7362억원, 당좌자산 규모는 2조1802억원 수준이다. 단기 유동성은 안정적인 편이지만 조(兆) 단위 인수를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시장에서는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한 유상증자, 재무적투자자(FI) 유치, 컨소시엄 구성 등 다양한 자금 조달 시나리오가 함께 거론된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약 79%에 달하는 동원산업의 지배력을 감안할 때, 일부 지분 희석을 감수하더라도 외부 자본 유치에 나설 여지는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HMM 인수는 결코 만만치 않은 거래다. 동원산업은 2023년 1차 인수전 당시 6조2000억원을 써내며 분전했지만, 약 2000억원 차이로 하림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주며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2차 인수전에도 포스코그룹 등 쟁쟁한 후보군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HMM 인수는 김 회장의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마지막 꿈"으로 언급해온 숙원 과제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HMM 인수 재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관련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육상 통합 밸류체인 완성을 향한 동원의 두 번째 도전이 92세 창업주의 오랜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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