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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은 제외?… 불명확한 기준에 ‘국가테러대책위’ 출범 10년간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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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1. 25. 18:00

李피습 첫 지정으로 본 테러방지법
묻지마 칼부림·北오물 풍선 사건에도
피해규모 등 구체적 규정 없어 미지정
전문가 "대상 명확해야 제대로 운영"
경찰청 /박성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 피습사건이 정부 공인 1호 테러로 지정됐지만 테러 기준의 '모호함'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테러방지법 제정 후 10년 동안 묻지마 칼부림, 북한 오물 풍선 등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공식 테러는 한 건도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러에 대한 불명확한 기준이 '테러를 테러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은 25일 "이 대통령 피습사건의 배후와 공모 세력 등 축소 은폐·초동 조치 과정 상의 증거인멸 여부, 테러 미지정 경위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오는 26일부터 수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TF 구성 방침을 밝힌 지 엿새 만이다. 지난 22일에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가덕도 테러사건 지정 후속조치 TF'를 출범한 바 있다.

국가 공인 1호 테러 지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국가테러대책위원회(테러대책위)는 지난 20일 이 대통령의 피습사건을 공식 테러로 지정했다. 이 대통령 피습사건이란 2024년 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시찰하던 중 괴한에게 목을 찔린 사건이다. 이 대통령은 이후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혈관 재건술을 받았으며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6년 테러에 대한 대응을 처음 법제화한 테러방지법이 제정된 지 10년 만에 처음 공식적으로 테러가 지정된 것이다. 2023년 신림역 등에서 발생한 다발적 흉기난동 사태와 2024년 북한 오물 풍선 살포 당시에도 테러 지정에 대한 논의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모호한 테러의 기준이 실질적인 테러에 대한 규정과 대응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테러방지법은 테러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중'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대상, 피해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테러 단체'의 경우 '유엔(UN)이 지정한 테러 단체'로 한정해 이에 대한 정의를 국제 기준에 맡기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테러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테러에 대한 정확한 정의다. 예방 활동과 정보 교류 등 대테러 활동도 대상이 명확해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며 "현행 테러방지법으로는 사전 예방이 아닌 사후에 테러 여부를 정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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