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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EU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최고 110%에서 40%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관세 인하 조치는 수입 가격 1만 5000 유로(약 2591만 원) 이상의 차량에 즉시 적용될 예정이며, 향후 관세율을 10%까지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연간 약 20만 대의 내연기관차(ICE)에 대해 40%의 인하된 관세율을 적용하는 쿼터제를 제안했다. 이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가 지금까지 취한 시장 개방 조치 중 가장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다만 타타모터스와 마힌드라 등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전기차(EV)는 향후 5년간 관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되고, 5년 후부터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수준의 관세 인하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인도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일본의 스즈키와 현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유럽 브랜드의 점유율은 4% 미만에 불과하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낮아진 관세는 유럽 제조사들이 현지 대량 생산을 결정하기 전, 더욱 다양한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시장성을 테스트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5일부터 인도를 방문 중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정상회담을 갖고 협상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인도와 EU는 오는 27일 FTA 협상 종료를 공식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타결의 배경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2025년 8월부터 인도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압박을 강화해왔다. 이에 인도가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헤징 전략의 일환으로 EU와의 협상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제프리스 등 시장 분석기관은 이번 협정이 체결될 경우 인도의 섬유, 보석, 의약품, 화학 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고율 관세로 타격을 입은 인도 섬유 업계는 EU 시장 접근성 개선을 통해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경쟁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FTA 외에도 안보·국방 협정 및 고숙련 노동자와 학생을 위한 이동성 협정도 함께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비관세 장벽 문제는 여전히 양국 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