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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베트남, 관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한다…美 보호무역 파고 넘을 공급망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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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1. 26. 11:09

USA-TRUMP/BOARD-EU <YONHAP NO-0487> (REUTERS)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상임의장/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베트남이 양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 질서를 흔드는 가운데,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핵심 제조 기지인 베트남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손을 맞잡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EU 당국자를 인용해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상임의장이 오는 29일 하노이를 방문해 양국 관계 격상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타 의장은 인도를 거쳐 베트남을 찾을 예정으로 이는 지난 23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재선임된 이후 베트남을 방문하는 첫 주요국 지도자가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EU 당국자는 ""이번 관계 격상은 수개월 전부터 계획되었으나 일정 문제로 지연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가 격상될 경우 EU는 베트남 외교 전략에서 중국·한국·미국·러시아 등과 동등한 최상위 파트너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전략과도 일치한다. 로이터는 이번 격상이 구속력 있는 새 협정 체결보다는 고위급 회담 정례화 등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제 협력의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초안에 따르면 양측은 연구·기술·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희토류·갈륨·텅스텐 등 첨단 산업 필수 광물의 상당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EU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파트너로 꼽힌다.

EU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전자제품·의류·신발 등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고리인 베트남과의 교역은 2020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급증했다. 다만 EU 측은 2024년 기준 425억 유로(약 72조 8450억 원)에 달하는 대(對)베트남 무역 적자와 각종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온 바 있어,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될지도 주목된다.

베트남으로서도 미국의 통상 압박을 상쇄할 카드가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관계를 격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 관세 장벽이 높아지며 대미 관계가 악화된 탓이다. 베트남이 EU와의 밀착을 통해 경제 의존도를 다변화하고 외교적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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